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71포인트, 0.02% 상승한 1만3172.14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5.54포인트, 0.18% 하락한 3016.9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0.18포인트, 0.01% 떨어진 1403.93을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후퇴했지만, 시장 기대보다 높았고 독일과 프랑스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이 위안이 됐다. 또 그리스가 단기 국채 입찰 발행에 성공하며 만기 상환에 한 고비를 넘긴 것도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홈디포, TJX, 삭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동반 호조를 보인 것도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소비재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소재주는 부진했다. 알코아가 2% 가까이 하락했고 휴렛-패커드가 1.33% 하락하는 등 대형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날 실적 호조의 주인공들은 모두 강했다. 홈디포가 3.58% 상승했고, 2분기 실적 호조에 이어 연간 실적 전망치까지 상향 조정한 마이클 코어스는 무려 17% 가까이 급등했다. TJX도 1.79% 올랐고 삭스도 6%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같은 소매업종인 로우스는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전날 장 마감 이후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그루폰은 무려 27% 이상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 美 소매판매 5개월 최고..소비경기 회복
주춤거리던 미국의 소비경기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였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7월중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3% 증가를 크게 웃돌았고, 앞선 6월의 0.7%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했다. 이는 넉 달만에 처음 반등한 것으로, 증가율도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스캇 브라운 레이먼드제임스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소비가 그다지 강하진 않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살아있는 모습”이라며 “이를 통해 볼때 소비도, 미국 경제도 회복국면에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美 주요 소매업체들 2분기 실적 동반호조
이날 세계 최대 주택자재 소매업체인 미국의 홈디포는 지난 2분기에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내놓았다. 홈디포는 2분기중 순이익이 15억3000만달러, 주당 1.0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13억6000만달러, 주당 86센트에 비해 17%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 전망했던 97센트 예상치보다도 좋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5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07억4000만달러에는 다소 못미쳤다. 반면 총이익마진은 전분기 34.0%에서 34.2%로 소폭 높아졌다. 동일점포매출도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홈디포는 2012회계연도 주당순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5센트 높은 2달러95센트로 수정 전망하며 매출액은 전년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마샬’과 ‘TJ맥스’ 등 할인점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TJX는 2분기에 4억2110만달러, 주당 56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의 3억4830만달러, 주당 45센트를 넘어섰다. 또 이 덕에 당초 2.38~2.44달러로 전망했던 연간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2.39~2.45달러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 그리스, 국채발행 성공..만기상환 한숨돌려
다음주 국채 만기상환을 앞두고 그리스가 단기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이 덕에 유로존 국채금리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국채가격 상승).
이날 그리스 공공부채관리청은 입찰을 통해 13주 만기인 단기 국채 40억6000만유로(50억달러) 어치를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금리는 뛰고 입찰에 참여한 수요도 부진했다. 낙찰금리는 4.43%로, 지난달 입찰에서의 4.28%보다 다소 높아졌고, 입찰액대비 응찰 비율도 1.36배로 종전의 2.12배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무사히 국채를 발행했다는 점은 다행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덕에 그리스는 다음달까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이 없는 가운데서도 다음주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무사히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소식에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로존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그리스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0.16%포인트(16bp) 뛴 24.5%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2년만기 국채금리는 4bp 떨어진 3.44%, 스페인의 2년만기 국채금리는 4.34%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전일과 같은 4.27%로 내려앉고 있다.
◇ 유로존, 2Q성장 0.2% 후퇴..스페인·伊 위축탓
유로존 경제가 지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후퇴했다. 재정위기가 깊어지고 각국의 긴축정책이 지속된 탓이었다.
이날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2분기중 17개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 제로(0) 성장보다 후퇴한 것으로,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0.4%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0.3%의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지만, 프랑스가 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며 3분기 연속으로 정체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0.7% 성장으로 4분기 연속 위축됐고 은행권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스페인도 -0.4% 성장을 보이며 악재로 작용했다. 이밖에 포르투갈도 1.2%나 후퇴했고 키프로스도 경기 후퇴를 이어갔다.
마틴 반 블리엣 ING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대부분 지역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로존 성장도 계속 후퇴하고 있다”며 “회복세는 취약하고 위기 해결을 위해서도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3분기에도 유로존 성장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산업생산은 7월에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실업률은 여전히 11.2%로 사상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