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회가 뭐길래’..박근혜 vs 박지원 갈등 2라운드

  • 등록 2012-05-29 오전 6:00:00

    수정 2012-05-29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9일자 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연루설을 놓고 한차례 충돌했던 양측이 박 전 위원장의 원로자문 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를 놓고 또 다시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박지원 위원장은 지난 27일 제주시당 임시 대의원 대회 인사말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게 수구꼴통 7인회가 있다는데 어떠한 경우에도 나라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며 “보도에 의하면 7인회가 박근혜 전 위원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고 박 전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년반 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와 서민 경제, 남북 관계를 완전히 파탄낸 실패한 대통령”이라며 “그 중심에 이명박 대통령의 6인회 멤버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6인회 멤버 중 상당수가 지금 감옥에 갔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같은 주장에 7인회 멤버들은 발끈하는 모습이다. 7인회 중 한명인 김용갑 전 의원은 28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박지원 위원장은 과거 김대중 정권 때 6·15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북한에 5억달러를 갖다준 원조 종북 좌파”라고 맞받았다.

김 전 의원은 이어 “그런 사람이 (우리를) 비판할 자격이 있나”라며 “(7인회는) 경제, 복지 분야에서 과감한 개혁을 주장하고, 안보 분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7인회 좌장격인 김용환 새누리당 고문 역시 27일 “내가 정계의 선배인데 수구꼴통 운운하는 것은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위원장의 원로자문 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는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갑 전 의원, 현경대 전 의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강창희 국회의원 당선자로 구성돼 있다.

멤버 대부분은 박정희 정권 시절 공직 생활을 했거나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이 모임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후 박근혜 캠프의 김용환, 김용갑, 최병렬 고문과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 등 4명이 정기적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이같은 상황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보수적인 원로자문 그룹이 주목받으면서 대선을 앞두고 애써 쌓아둔 친서민·중도 이미지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인회가 이명박 정권 창출의 주역이었던 6인회와 비교되는 것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 본인과 형인 이상득 의원, 이재오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을 멤버로 하는 6인회는 현재 검찰 수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박근혜계 대선 주자들 역시 7인회 논란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원로의 자문을 받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어느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분이 그대로 권력을 향유하는 구조가 되는 것은 도덕성과 관련없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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