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는 뉴욕 증시에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있던 가운데 주식 매도의 좋은 구실이 되고 있다. 다우 지수는 지난주 금요일 거래에서 166포인트 떨어지면서 9주만에 주간 하락세로 돌아섰고,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2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조정의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국채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짙으며, 국제 유가의 급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주(1월31일~2월4일)에는 불안감을 상쇄할만한 호재도 기대되고 있다. 1월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호조를 지속한다면 주가는 반등할 여지가 있다.
◇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대기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수요일(2일)에 나오는 ADP 민간고용과 목요일(3일)에 발표되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주목되는 지표들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는 화요일(1일)에 발표되는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다. 지수는 전월보다 소폭 상승한 57.5가 예상되고 있다.
목요일에 공개되는 12월 공장주문은 ISM 제조업지수와 더불어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어떤 상태에 있는 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공장주문은 전월대비 0.4% 감소가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주에는 12월 개인소득·소비지출·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4분기 생산성, 1월 건설지출, 1월 자동차판매 등이 대기하고 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중동 불안감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가 좋게 나온다면, 시장의 관심은 중동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주요 기업들 실적 호조 지속 전망
엘리엇 스파 스티플니컬러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집트의 시위가 몇일째 지속됐는지 알기나 하느냐"며 "금요일 주가가 하락하자 말 많은 사람들은 이제야 주식 매도의 이유로 이집트를 갖다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이번주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미국 기업들의 중동 사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속된다면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에는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하는 물류 업체 UPS가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또 같은날 제약사 화이자, 게임 업체 일렉트로닉아츠 등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수요일에는 타임워너, 뉴스코프, 비자, 얌브랜즈가, 목요일에는 머크, 마스타카드, 바이아컴이, 금요일에는 타이슨푸드, 풀트홈즈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리 냅 바클레이즈캐피털 주식 포트폴리오 전략담당 헤드는 "지정학적 이벤트는 주가의 급격한 변동을 일으키지만,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면 곧 잊혀지곤 한다"며 "이번주에는 주식시장의 반등의 기반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