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31.79포인트(0.29%) 하락한 1만1062.7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39포인트(1.37%) 상승한 2468.77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8포인트(0.20%) 오른 1176.19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마침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가 매우 낮은 수준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점도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개장 전 버냉키 연준 의장은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우려 등의 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양적완화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자산 매입에 대해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양적완화의 시기와 규모를 언급하지 않은 점이 점차 부각되며 다우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다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또 은행주들은 다음주 대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택차압 과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악재가 계속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전일 발표된 구글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은 기술주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나스닥 지수는 장 중 강세를 지속하며 1% 넘게 뛰었다.
◇ 기술주 상승..은행주 하락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17개가 하락했다. GE,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이 4~5%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GE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월 24억9000만달러에서 20억6000만달러로 감소하고, 매출액이 5% 줄어든 35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순이익 증가를 예상했던 월가의 기대에 어긋난 결과다.
GE는 실적 실망감을 반영하며 이날 주식시장에서 5.01% 하락했다.
반면 구글은 실적이 개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11.19% 급등하며 주가가 600달러를 넘어섰다.
구글의 호실적이 기술주 강세로 이어진 가운데 다음주 실적을 내놓는 애플과 야후는 각각 4.11%, 2.01% 올랐다.
은행주는 주택차압 관련 조사와 실적 불안감을 반영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씨티그룹이 2.71%, 웰스파고가 4.61%, 골드만삭스가 0.59%, 모간스탠리가 1.65% 각각 빠졌다.
◇ 근원 소비자물가 2개월째 정체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CPI는 2개월째 변동이 없었다.
이같은 결과는 미약한 소비 회복을 감안해 기업들이 제품가격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미국의 물가압력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미국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개월 연속 전월에서 변동이 없었다.
반면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며 소비지출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소매판매(계절조정)가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는 0.4% 증가였다. 8월 증가율도 0.4%에서 0.7%로 상향 조정됐다.
◇ 버냉키, 양적완화에 신중 모드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마련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적정 수준을 웃돌고, 높은 실업률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필요시 연준이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조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문구를 수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는 아울러 과거 금리를 낮추는데 성공적이었던 자산 매입을 확대하는 것도 연준의 또 다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산 매입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적정한 양과 매입 속도를 결정하는 것과 국민에게 이러한 정책 대응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적완화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