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 경제 성장의 70%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심리의 28년래 최저치 추락을 비롯해 한때 배럴당 128달러에 근접한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 재개, 메릴린치의 지방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일제히 하락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유통주와 은행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유가 고공행진으로 에너지 등 상품 관련주들이 동반 약진하면서 오후장들어 주요 지수의 낙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986.80으로 전일대비 5.86포인트(0.05%)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8포인트(0.19%) 밀린 2528.85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25.35로 1.78포인트(0.13%) 올랐다.
◇美 5월 소비심리 28년래 `최악`..유통주 동반 하락
JC페니, 갭 등 유통주들은 미국의 소비심리가 28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대부분 하락했다. 여기에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도 한몫했다.
미시간대학은 이날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62.6에서 59.5로 떨어져 1980년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1을 밑도는 것이다.
백화점업체인 JC 페니(JCP)는 2.9% 떨어졌고, 대형 의류 유통업체인 갭(GPS)은 3.9% 뒷걸음질쳤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도 0.12% 밀렸다.
반면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JWN)은 월가 전망치를 웃돈 분기 실적 발표로 3% 올랐다. 노드스트롬의 1분기 순이익은 1억1900만달러(주당 54센트)로 전년동기의 1억5700만달러(주당 60센트) 보다 24% 감소했으나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50센트는 넘어섰다.
◇유가 또 `고공행진`..한때 128弗 육박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28달러에 육박하는 등 하룻만에 고공 행진을 재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17달러 상승한 126.2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27.8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983년 원유 선물거래 이후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같은 유가 강세는 골드만삭스가 하반기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평균 107달러에서 141달러로 상향 조정한데다 지진 피해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이 발전용 경유 구매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의 하락도 일조했다.
◇엑손 모빌 등 원유주, 크래프트푸드 `상승`..지방은행주 `하락`
세계 최대 원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XOM)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재개에 힘입어 1.2% 올랐다. 셰브론(CVX)과 코코노필립스(COP)도 각각 1.6%와 2.7% 상승했다.
크래프트푸드(KFT)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지분을 늘렸다고 소식에 1.8% 전진했다.
지방은행인 키코프(KEY)와 리전스 파이낸셜(RF)은 메릴린치의 부정적인 전망 영향으로 각각 5.4%와 5.3% 뒷걸음질쳤다.
메릴린치는 이들 은행의 수익성이 신용위축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4월 주택착공 8.2%↑..`예상상회`
미국의 주택착공 건수가 예상밖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침체가 바닥 징후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다.
상무부는 4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연율 103만2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당초 93만9000채로 오히려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예상밖 증가는 콘도 착공이 전월대비 36%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단독주택 착공은 1.7% 감소한 69만2000채에 그쳐 1991년1월 이후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착공허가건수는 97만8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4.9% 늘어났다. 단독주택과 콘도가 각각 4%와 6.8%씩 증가했다. 특히 단독주택 허가건수가 늘어나기는 13개월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