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지수는 개장 직후 1만3000선을 내준 뒤 25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3.8% 폭락해 지난해 2월27일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개장 전 `쇼크` 수준의 고용 보고서로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하릴없이 미끄러져 내렸다.
특히 인텔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만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만8000명을 큰 폭으로 하회한 수치로 지난 2003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실업률은 연 5%로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월가에서는 경기가 이미 후퇴 일로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기준금리 50bp 인하 가능성을 56%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일의 34%에서 22%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44%다.
한편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 유가는 경기후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에 97달러대로 떨어지며 다소 진정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800.18로 전일대비 256.54포인트(1.96%)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8.03포인트(3.77%) 폭락한 2504.65로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5.53포인트(2.46%) 밀린 1411.63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4.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6.3%, 4.5% 밀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27달러(1.3%) 떨어진 97.9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고용 쇼크`..12월 고용성장 `5년 최저`
미국의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월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 고용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만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12월 실업률도 연 5%로 월가 전망치인 4.8%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전월까지 25개월 연속 5%를 밑돌았었다.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부진은 제조업와 건설업 부문 탓이었다.
제조업 고용이 3만1000명, 건설업 고용이 4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과 공공 부문 고용은 각각 9만3000명, 3만1000명 증가했다.
◇인텔 등 반도체주, 포드, 탤봇 `하락`
인텔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소식에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인텔(INTC)이 8.1%, AMD가 7.7% 밀렸다.
JP모간 체이스는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PC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들어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앞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도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춘 바 있다.
이밖에 애플(AAPL)과 구글(GOOG)이 각각 7.6%, 4.1% 떨어지는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밀려났다.
포드 자동차(F)는 5% 내렸다.
포드 자동차의 주가는 지난 해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 기준으로 75년만에 일본 도요타에 2위 자리를 빼앗겼다는 소식에 장중 7% 가량 떨어져 2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의류 유통업체 탤봇(TLB)은 일부 사업부 폐쇄와 감원 발표로 11.4% 추락했다.
가정용품 유통업체인 베드 베스 앤 비욘드(BBBY)는 기대 보다 낮은 수준의 실적 전망을 밝히면서 4.4% 하락했다.
유가 하락으로 엑손 모빌(XOM)이 1.9%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준, 1월중 유동성 공급 규모 50% 증액
한편 연준은 이달 중 예정된 두차례의 유동성 공급 규모를 총 300억달러로 당초 계획보다 50%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신용 경색을 겪고 있는 단기 자금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필요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선언했다.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5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로 미국의 경기후퇴 우려감이 고조된 직후 발표됐다.
연준은 단기 자금 대출 시스템인 `term-auction facility(TAF)`를 통해 오는 14일과 28일 두차례 걸쳐 단기 금융시장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7일과 20일 각각 200억달러씩의 자금을 금융권에 공급한 바 있다.
연준은 내달 유동성 공급 계획의 경우 내달 1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TAF`는 자금 대출을 희망하는 금융기관들이 대출기간동안 지불하고자 하는 금리를 써내면 높은 금리를 제시한 금융기관부터 자금을 할당하는 입찰 방식의 담보 대출이다.
◇서비스경기 `9개월 최저`
미국의 12월 서비스업 경기는 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서비스업(비제조업) 지수가 53.9로 전월의 54.1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마켓워치의 예상치인 53.8은 소폭 웃돈 수준이다.
항목별로 신규 수주가 53.5로 전월의 51.1보다 확대됐다. 고용 지수는 50.8에서 52.1로 상승했다. 가격지불지수는 76.5에서 72.7로 하락,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SM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