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스톡옵션 스캔들` 강타

  • 등록 2006-06-13 오전 6:31:18

    수정 2006-06-13 오전 6:31:18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긴축정책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뉴욕증시가 이번에는 스톡옵션 스캔들에까지 휘말렸다.

12일 하루 동안에만 5개의 기업들이 스톡옵션 부정 의혹과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 또는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의 칼날이 다가옴에 따라 이날 다수의 기업들이 자체 조사 사실을 공개했고, 일부 업체들은 이로 인해 실적 보고서를 제때 낼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주가 급등직전에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거나,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부여한 경우, 또는 스톡옵션 관련 비용을 과소계상해 결과적으로 회사 실적을 부풀린 경우 등에 의혹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스캔들이 제2의 회계부정 파문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주 메릴린치는 S&P500기업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구인구직 알선업체인 몬스터 월드와이드는 이날 뉴욕 남부지구 검찰로부터 스톡옵션 부여 시점과 관련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97년부터 2001년 사이 몬스터의 경영진들에게 연중 최저가 또는 수개 분기중 최저가가 형성됐을 때 스톡옵션이 부여됐다면서 이같은 확률은 900만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와 로버트 배어드증권은 몬스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회사 펀더멘털은 긍정적이지만, 당면한 조사로 인해 주가 상승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도 지난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부여된 스톡옵션 문제와 관련해 SEC로부터 비공식적인 조사를 받게 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역시 SEC로부터 비공식 조사계획을 통보받았다고 공개한 반도체 업체 어플라이드 마이크로 서킷은 자체적인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연간 사업보고서를 제때에 제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내부조사를 진행중이던 데이타센터 서비스회사 이쿼닉스도 이날 SEC의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의료장비 업체인 사이버로닉스는 스톡옵션 문제로 인해 SEC와 접촉해왔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200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는 지난 주말 `언론으로부터 스톡옵션 의혹을 받고 있는 25개 투자기업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캘퍼스는 "스톡옵션과 관련된 의혹은 이사회의 감독능력을 우려케 하고, 내부통제와 회계 감사의 취약성을 노출함은 물론, 회사측이 민형사상 처벌을 받아야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확산되자 스톡옵션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통신 소프트웨어 업체인 얼티콤은 이날 경영진이 받은 스톡옵션 내용을 조사하느라 분기 보고서를 제때 제출할 수 없다고 발표했고, 한 때 얼티콤의 모회사로 얼티컴 경영진에 스톡옵션 부여한 주체인 통신장비 회사 컴버스 테크놀러지도 분기 보고서 발표를 연기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교육서비스업체인 아폴로 그룹이 외부기관에게 스톡옵션 의혹 조사를 맡기겠다고 밝혔고, 공예품 판매업체인 마이클즈 스토어스도 과거 스톡옵션 부여 내용에 대한 이사회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스톡옵션 문제와 관련해 당국 또는 자체 조사가 진행중인 기업이 4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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