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선수들 모두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듯 보이며 공수에 걸쳐 경기 리듬이 흐뜨러졌다.
우선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한 건 압박존을 상대 진영 깊숙히 끌어올리도록 한 것으로 보여진다. 토고전을 가상해 보다 공격적인 전형으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무거워 감독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다.
또 상대 측면 윙백에서 들어오는 패스가 1차선에서 저지가 안되고 또 그로 인해 후방 수비가 흔들려버리는 상황이 자주 초래됐다. 미드필더에서도 수비 위치 선정이 부족해 보였다. 토고전에 앞서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중앙에 고립된 안정환은 이날 자주 측면으로 빠져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지성이나 이천수가 안정환이 빠진 자리를 메워줘야하는 데 그런 유기적인 플레이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 이날 첫 선발 윙포워드로 나선 박주영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왼쪽 풀백 이영표의 오버래핑을 위한 측면 공간 창출의 움직임이 돋보였지만 그보다 본인이 직접 해결을 하려는 시도가 요구된다.
일단 토고전에 앞서 대표팀이 풀어야 할 급선무는 팀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이다. 이날 나타난 문제점들을 세밀하게 분석,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약’으로 삼는 게 필요할 것이다.
본지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