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나스닥 동반약세..반도체 급락

  • 등록 2004-09-16 오전 5:21:31

    수정 2004-09-16 오전 5:21:31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다우와 나스닥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동반약세로 반전해 마감했다. 허리케인 아이반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서자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아이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도 컸다. 단기급등세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이익실현 압력이 커진 반도체 업종이 급락세를 보이며 약세장을 주도했다. 골드만삭스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춘 것도 기술주 진영의 매물을 불러내는데 일조했다. 전통주 진영에서도 코카콜라와 제너럴모터스의 실적전망 하향 소식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장 후반 유가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지만, 한 번 훼손된 투자심리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뉴욕지역 제조업경기가 기대 이상으로 호전됐다는 소식에 국채수익률은 상승(국채가격 하락)하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15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84%, 86.80포인트 내린 1만231.36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0.99%, 18.88포인트 하락한 1896.52를 기록, 1900선을 다시 내줬다. S&P500 지수는 0.71%, 7.96포인트 떨어진 1120.37로 마감했다. 오후 4시20분 현재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5586만주, 나스닥이 15억6381만주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128개로 내린 종목 1642개에 못미쳤다. 나스닥에서도 상승종목 수가 1071개로 하락종목수 1908개를 크게 밑돌았다. 장중 45.3달러로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81센트 떨어진 43.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이반이 북쪽을 향해 직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허리케인 중심부의 서쪽에 위치한 미국 주요 석유시설들은 별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났다. 허리케인 아이반이 멕시코만에 진입함에 따라 뉴올리언즈를 비롯해 주변 300마일의 해안도시의 경제활동이 중단됐다. 아이반은 이날 늦게 또는 다음날 이른 시각에 미 동남부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 사이로 상륙할 전망이다. 순간 최대풍속 시속 160마일의 강풍에 폭우를 동반하고 있는 아이반은 수백억달러의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엔나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일일 생산쿼터를 100만배럴 늘리는데 합의했으나, 이미 회원국들은 쿼터를 200만배럴 초과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증산 결정은 후행적 조정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따라 의미가 퇴색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7주연속 감소세를 지속, 7개월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는 소식이 허리케인 아이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석유시장을 자극했다. 7월중 기업재고는 0.9% 늘어, 전달 1.1%와 더불어 5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0.8%를 웃도는 수준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로 불리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9월중 28.3을 기록, 전달의 13.2는 물론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20.0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0.1% 증가한데 그쳐, 전달 0.6% 및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다우존스 집계) 0.5%를 크게 밑돌았다. 8월중 설비가동률은 77.3%로 전달과 같았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77.4%에도 거의 부합했다. 프로그램용 반도체 업체인 자일링스(XLNX)는 3분기 매출이 5∼7%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주가는 5%이상 떨어졌다. 자일링스는 그동안 줄곧 매출이 늘 것이라고 밝혀왔다. 메릴린치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재고가 과도하고, 미국의 주문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자일링스의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일링스를 포함하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2%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UBS는 그래픽용 반도체 업체인 N비디아(NVDA)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주가 급등세로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것. UBS의 목표가는 11달러이지만, NVDA의 전날 종가는 14.4달러다. NVDA주가는 6%가까이 떨어져 13달러대로 내려섰다. 전자제조업체에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는 회사인 셀레스티카(CLS)는 14% 가까이 급락했다. 이 회사는 대형 정보통신 고객들이 주문을 줄이고 있다는 이유로 3분기 순이익과 매출액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셀레스티카의 대형 고객이라면 시스코와 루슨트테크놀러지를 들 수 있다. 이 둘에 대한 매출비중은 21%에 달한다. 골드만삭스가 컴퓨터·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력적`에서 `중립`으로 낮춰 매물을 가중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실시한 서베이 결과 내년중 기업들의 IT관련 지출 전망이 종전 조사때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발표한 기업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ORCL)이 기술주 진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오라클은 7% 이상 올랐다. 오라클은 전날 장마감후 발표에서 1회계분기중 주당 10센트의 순이익과 2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예상치 22억3000만달러를 약간 밑돌았으나, 순이익은 월가의 예상치 주당 9센트를 상회했다. 오라클은 2회계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베어스턴스는 이에 대해 "견조하다"며 긍정 평가하면서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재확인했다. 전통주쪽에서는 코카콜라(KO)가 4% 가까이 급락하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코카콜라는 미국과 독일 같은 핵심시장에서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이유로 결국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3분기중 순이익 전망은 주당 46∼48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54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코카콜라의 실적악화 우려는 지난주 시장에서 가격에 반영했지만, 회사측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하락압력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도 1.2% 하락해 다우지수에 부담을 줬다. 이날 프루덴셜은 GM의 내년 주당 이익전망치를 8달러에서 6.79달러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48달러에서 41달러로 낮췄다. 생산이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 도이치뱅크는 역시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버라이존(VZ)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주가는 2.1% 내렸다. 도이치뱅크는 버라이존을 여전히 선호한다면서도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 상승여력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제품 소매체인인 베스트바이(BBY)는 4.8% 상승했다. 베스트바이는 개장전 2회계분기중 주당 46센트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7센트의 일회성 비용을 감안할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52센트를 소폭 웃도는 것. 베스트바이는 3분기 순이익 전망 범위를 41∼47센트로 제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 44센트를 충족시켰다. 홈디포(HD)는 허리케인 아이반 수혜주로 떠올라 0.7% 올랐다. 태풍피해로 인해 홈디포의 주요 품목인 목재와 가스 발전기 등이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어났다.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SO)는 0.6% 상승했다. 이날 회사 설립자이자 전 CEO인 마사스튜어트는 항소를 포기 5개월형을 받아들이겠다는 기자회견을 했으며, 회견 이후 주가는 급등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마사스튜어트는 "이번 일을 빨리 끝내는 게 중요하다"며 "내년에 뵙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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