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시장은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른다. 조정이 깊으면 더욱 그렇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벨류에이션이 마음에 든다"며 매수 주문을 냈다. 폭풍 전야, 유가는 45달러선을 위협했지만, 이번에는 다우 지수도 강보합선으로 올라섰다.
◇반도체, 반도체, 반도체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분석은 없다. 그러나 관련주들은 선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도 반도체 산업의 매출 증가율을 당초 13~18%에서 8~12%로 낮췄다. 재고, 성장률 등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것. 모건스탠리는 그러나 "벨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악재성 뉴스가 가격에 이미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요즘 월가에서는 산업 전망은 좋지 않은데, 가격이 마음에 든다는 알쏭달쏭한 리포트가 유행이다.
◇우려는 우려일 뿐(?)
월가가 유가 상승을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8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꺼림칙하다.
SW바체의 시장 분석가 피터 카딜로는 "유가가 45달선으로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고, 8월 소매판매도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메릴린치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46%가 향후 12개월간 기업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8월의 51%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6월 36%보다는 10%포인트 높은 것이다.
`우려`만큼이나 `기대감`도 높다. 로리리서치의 기술적 분석가 리차드 딕슨은 "기술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하락할 가능성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과매수 신호가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과매수 신호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시장 트렌드를 따르는 지표들은 매수 시그널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낙관론 판정승
제프리즈의 수석 전략가 아더 호간은 "시장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겠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 더 많은 가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낙관론이 약간 더 우세하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밀러타박의 피터 부크바르는 "기업들이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놓고 있는데 앞선 분기보다는 약간 좋지 않다"며 "시장이 주춤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버크레스트에셋매니지먼트의 스탠리 나비 부사장은 "시장이 (악재를) 극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3~4주전보다는 덜 보수적이고, 우려의 강도도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