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두려움이 지배하는 시장이었다.금리인상,인플레이션,유가급등에다가 이라크와 중국,인도 등도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가세했다.다우지수는 다시 1만선을 밑돌았고 나스닥도 1900선이 붕괴됐다. S&P500지수도 1% 넘게 하락했다.S&P500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1080)을 가까스로 지켰다.
두려움은 대체로 비이성적인 경우가 많다.그러나 지금 뉴욕증시의 두려움이 비이성적인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월가 전략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우선 지정학적 불안감.주말동안 일어난 지정학적 불안요인들을 정리해보면 우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과도통치위원회 의장인 압델 자흐라 오스만이 차량 폭탄 사고로 사망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터키 방문을 앞두고 터키에서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이같은 지정학적 불안요인들을 반영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배럴당 41달러선을 상회하며 사상최고치를 또 경신했다.이와함께 뉴요커 보도에 따르면 럼스펠드를 비롯한 미군 최고위간부들이 이라크의 포로 학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다.
아시아와 관련된 불안요인들도 많이 발생했다.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을 위해 주한미군 일부를 차출하기로 했다.아시아에서 인도시장은 좌파정부의 집권으로 급락했다.중국 정부당국은 공공연하게 긴축정책을 밝히고 있으며,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선 무력사용을 불사할 태세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지정학적 불안요인들이 증시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지적한다.최근 1년간의 지정학적 불안요인들과 S&P500지수와의 상관관계를 보더라도 전쟁이나 테러 등과 같은 외부요인들이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을 알수 있다.
지난해 8월 19일 이라크 유엔 본부 폭탄테러(0.3% ↑),10월 27일 이라크 차량폭탄테러(30명 사망,0.2%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생포(0.6% ↓),올해 2월 4일 이라크내 폭탄테러(50명 사망,0.5%↑),3월 31일 이라크 팔루자서 미국인 4명 살해(0.1%↓),4월 21일 차량폭탄테러(68명 사망,0.5%↑),5월 11일 미국인 처형장면 웹사이트 공개(0.8% ↑) 등의 사건이 있었다.(괄호안은 해당일 S&P500지수 등락률).
사이버 트레이더의 수석 전략가 켄 타워는 "시장에 공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럴만한 이유도 충분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이 정도 수준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없었던 때는 없었다"고 지적했다.현재 시장의 불안감은 과민반응이라는 것.
RBC데인로셔의 필 다우 전략가는 "공포스러운 헤드라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의 펀더멘탈과 기업순익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지정학적 불안감이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사우디의 테러,중동 불안은 곧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으며 유가는 글로벌 경제 회복의 중요한 펀더멘탈한 요인이다.글로벌 경제성장의 엔진,중국과 인도가 추락한다면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로리 리서치의 리차드 딕슨은 "금리인상 우려에다가유가 급등,이라크 사태 악화에 이어 인도 증시 급락에 이르기까지 악재 투성이"라며 "그러나 현재 시장의 불안이 이성적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윈햄 파이낸셜 서비스의 전략가 폴 멘델슨도 "시장의 현재 모습은 두차례 이라크 전쟁을 앞둔 때와 비슷하다"며 "전쟁이라는 재료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탈출구는 없나.가장 큰 불확실성중의 하나는 무엇보다 금리인상이다.이런 점에서 오히려 오는 6월 이전에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시장은 불확실성 하나를 제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와코비아증권의 마이클 머피는 "FRB가 지금 당장 금리를 인상한다면 투자자들이 다시 펀더멘탈에 주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