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9일)..내주 FOMC회의에 쏠린 눈

  • 등록 2002-08-10 오전 7:24:30

    수정 2002-08-10 오전 7:24:30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다우지수가 장중 조정과정을 거친 끝에 4일째 상승했다.나스닥은 약세로 마감했지만 초반의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이로써 다우지수는 8745포인트로 마감,지난달 31일의 종가 8736포인트를 넘어서 이달 들어 하락했던 포인트를 모두 되찾았다.

뉴욕증시가 이번주 들어 대체적으로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따라서 지난 7월 23일의 저점이 단기 바닥이라는 주장도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그러나 이를 추세반전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월가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쉴즈&CO의 시장 분석가인 존 휴즈는 "최근의 분위기가 아주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큰 랠리가 올 것 같지는 않다"며 "몇일 또는 몇주 반짝 랠리를 보였다가 다시 밀려 등락을 반복하던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단기 매물벽으로 작용할 저항선을 뚫고 올라갈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리서치업체 셰퍼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에 따르면 다우지수의 저항선은 8900포인트,나스닥은 1350 그리고 S&P500지수는 940이 저항선이다.

뉴욕증시는 이와함께 내주 화요일 미 연준리의 FOMC회의를 앞두고 있다.연준리 FOMC회의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함께 기술적인 저항선을 상향돌파할 수 있느냐가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생산성지표는 긍정적이었다.2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선은 1.1% 상승해 월가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6% 상승을 상회했다.

뱅크원 투자자문의 이토노미스 앤토니 챈은 "오늘 발표된 생산성 지표는 경제에 정말 긍정적"이라며 "최근의 생산성 향상이 실질적인 것이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챈은 "생산성 향상은 기업들의 이익증가로 연결된다"며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수준에서 이 정도의 생산성을 기록한 것을 감안한다면 경기가 반등할 때 기업들의 이익은 보다 큰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위치 캐피탈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이드 젤니크는 "2분기 생산성향상이 다소 후퇴한 것은 경기순환적인 현상"이라며 "그렇다고 최근 10년간 생산성향상의 추세를 되돌리는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제이드 젤니크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의 생산성은 "기적적인"수준으로 향상됐다.

지난 73년부터 90년까지의 평균 생산성은 1.3% 상승이었던 데 반해 90년부터 2001년까지의 생산성 향상은 1.9% 였다.최근 5년 동안의 평균생상성 향상은 무려 2.4%에 달했다고 젤니크는 강조했다.

한편 연준리의 금리인하에 대한 논란은 이날도 계속됐다.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차드 버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를 50bp인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로써 최근 2주동안 금리인하를 전망한 프라이머리딜러는 골드만삭스,도이체방크,리만브라더스 등을 포함해 모두 5곳으로 늘어났다.

증권조사및 투자자문 회사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도 금리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브릿지워터는 "다음주 회의에서 실제 연준리가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연준리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브릿지워터는 "만약 연준리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 압력을 (시장으로부터) 받을 것"이라며 "연준리의 고민은 25bp를 내릴 것이냐,아니면 50bp를 내릴 것이냐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어느 정도로 낮출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릿지워터는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견해로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없다는 점과 또 회사채 시장의 붕괴 위험을 지적했다.

브릿지워터는 "연준리는 통상 회사채 시장을 주식시장보다 더 중요시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미국내 회사채 시장의 스프레드는 지난 70년대 이래 최고치로 위험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회사채시장에서 스왑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연준리가 내주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인가.사실 이번주 시장이 랠리를 보였던 상당부분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기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지만 당장 다음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와관련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두 "적어도 8월중엔 현행 금리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워싱턴포스트의 저명 칼럼니스트 존 배리는 다음주 공개시장정책위원회에서 연준리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가설은 "그저 소망일 뿐"이라며 금리인하 주장을 일축했다.

존 배리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의장이 불과 몇주전 의회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도 성장할 것이란 자신감을 피력했고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 역시 이와 유사한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도 10일자 신문에서 "미국의 경제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연준리는 현행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WSJ은 이와관련 "연준리는 미국 경제가 처해있는 위험성을 시장에 충격없이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연준리가 발표문을 통해 미 경제의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다음번 회의에서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정도라고 WSJ은 지적했다.

만약 연준리가 과도하게 우려를 표명하면 주식시장은 다시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될 것이란 점을 연준리도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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