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에 이어 공화당이 상·하원 싹쓸이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상자산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지시간(미 동부시) 11일 오전 10시20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75% 오른 8만442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선이었던 지난 5일 6만8000달러 대비 약 24% 가량 급등한 것이다. 1년전 약 3만7000달러와 비교하면 두배 이상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상승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비트코인을 “달러에 대한 사기”로 평가절하했지만, 대선 캠페인 기간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 등의 발언을 내놨고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가상화폐 업계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구체적인 규제 완화책 등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캠프 내에도 친가상화폐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 하워드 루트닉도 가상화폐 기업 테더가 지분을 보유한 투자업체를 이끌고 있다.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도 이날 16.7% 급등하는 등 트럼프 당선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에 비판적인 정치인을 겨냥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페어셰이크에 1억7000만 달러(약 240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테슬라 주가는 10% 이상 오르며 350달러선을 넘어섰다. 대선 전날인 2.47% 빠진 이후 5일째 급등중이다. 지난 6일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선언된 이후 주가는 약 28% 가까이 올랐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승리가 향후 몇년간 테슬라와 머크스의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AI) 스토리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며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차기 정부에서 공공입찰 관련 상당한 이익을 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줄일 경우, 테슬라 차량 판매를 오히려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른 자동차의 경우 보조금이 없을 경우 차를 구매할 요인이 줄어들지만, 충성팬이 많은 테슬라는 보조금이 없더라도 꾸준히 구매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테슬라가 내년 ‘반값 전기차’를 선보일 경우 경쟁사 대비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