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끊임없는 구설수와 논란으로 공사중단까지 맞았던 서울 은평 대조1구역(가칭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의 공사비가 서초구 반포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잿값 상승, 금리 인상에 더해 공사중단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조합 내부 갈등이 불러온 웃지 못할 참극이라는 평가다. 공사비 상쇄를 위해 일반 분양가는 마포·성동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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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서울 은평구 대조 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공사비 증액 및 공사기간 연장 확정요청 공문을 보냈다.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가 기존(2023년 7월) 5807억원에서 9570억원으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공사기간도 실착공 후 39개월에서 48개월로 연장했다. 그러면서 3.3㎡당 공사비를 517만원에서 839만원으로 무려 약 62%를 인상해달라고 요청했다.
839만원은 지난달 말 공사비 인상에 합의한 반포 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 공사비 792만 5000원보다도 약 6% 높은 숫자다. 반포 1·2·4주구 조합이 사업 초기 현대건설과 합의 한 공사비는 3.3㎡ 기준 548만원이다. 이후 현대건설은 829만원을 제시했지만, 협상과정에서 36만 5000원을 낮췄다. 이에 따라 반포 1·2·4주구의 총 공사비는 기존 2조 6363억원에서 3조 8958억원으로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사업 초기 반포보다 3.3㎡당 공사비가 더 낮았던 대조1구역의 공사비는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대조1구역 공사비가 강남 하이앤드 아파트보다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조합 내부 갈등, 그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 때문이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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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1구역은 2022년 10월 착공했다. 하지만 갈등은 이보다 5년 전인 2017년까지 되돌아간다. 당시 조합 내부에서 공사비 인상을 두고 조합장 해임과 복직, 소송까지 뒤엉켰다. 착공 이후에는 조합 집행부 공백 상태까지 빠졌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하자 올 1월 1일자로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조합이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자 지난 6월 공사를 재개했다. 대조1구역은 여타 사업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에 더해 그간 지연된 이자와 고금리까지 감당 해야 할 상황에 빠졌다. 그 결과 디에이치보다 더 높은 공사비가 책정되는 사태까지 몰린 것이다.
조합원들은 이같은 공사비 상승 전망에도 지난달 말 조합원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5억 1500만원(3.3㎡ 기준 2089만원), 84㎡ 기준 6억 3200만원(3.3㎡ 기준 2022만원)이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에 따른 추가 분담금을 상당히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분양가는 지역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사람들이 ‘아무리 그래도 디에이치보다 공사비가 비싸지냐’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반포든 대조든 금융비용을 봐야한다”면서 “급등한 공사비로 인해 대조1구역 일반 분양가는 마포·성동의 주요 신축 아파트 수준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