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잔액 28개월만에 '최저'

4월 기준 저축은행 여신 잔액 100.7조…전달보다 6000억 줄어
저축은행업권 작년 이어 1분기도 적자…“건전성 관리 주력”
예금금리 매력 ‘뚝’…일부 저축은행 고객 이탈 방지위한 특판도
  • 등록 2024-06-17 오전 5:00:00

    수정 2024-06-17 오전 8:58:34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저축은행의 대출(여신) 잔액이 100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고금리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라 몸집 줄이기를 계속해서 이어온 결과다. 고금리가 무기였던 예금금리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수신 잔액도 줄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문 닫는 저축은행이 속출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00조 7456억원 직전 달(101조 3777억원)보다 6321억원(0.62%) 감소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11조 3423억원(10.11%)가 줄었다. 이는 2021년 12월(100조 5883억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권 여신 잔액은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을 기록한 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대출이 줄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02조 97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11조 5513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9월 117조원을 찍은 이래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수신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고 수신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늘려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수신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주고 수익을 늘릴 여력도 줄고 있다는 뜻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영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자 수신을 늘릴 요인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66%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3.3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는 연 3.50~3.60%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고 고금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예대금리차에 따라 이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적은 구간이 확대됐기 때문에 대출 영업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기존 대출의 부실 가능성도 계속 커지고 있어 여·수신을 키우긴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선 여신 잔액이 곧 100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가 최대 3조원을 넘길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저축은행업계 내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며 “위기가 계속되면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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