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장기간, 진통제 효과 없다면 전문 진단 필요해

‘두통일기’ 기록하면 진단의 정확성 높일 수 있다
  • 등록 2024-05-19 오전 7:33:28

    수정 2024-05-19 오전 7:33:2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현대인에게 두통은 생활의 일부라 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대다수는 참거나 진통제 복용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스트레스, 긴장, 피로, 호르몬 변화와 같은 작은 원인부터 뇌종양, 뇌출혈, 뇌혈관 이상 등 중증질환까지 두통 유발인자는 다양하다. 때문에 증상을 임의 판단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되는 두통 … 벼락치듯 두통 느껴진다면 응급상황으로 인지해야

두통은 원인 유무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구체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일차성으로 분류되며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군발성 두통이 대표적이다. 반면, 특정 기저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두통은 이차성이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유달라 교수는 “두통의 정도가 경미하고 가끔 발생한다면 진통제 복용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나 두통이 장기간, 자주 발생하고 진통제의 효과가 없다면 전문 의료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두통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CT, MRI 등의 영상검사는 두통의 원인 중에서도 뇌종양, 뇌출혈, 뇌혈관 이상과 같은 심각한 기저 질환을 배제하는 데 필요하며, 정밀한 영상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두통이 지속된다면, 일차성 두통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초~수분 내 최대 강도에 도달하는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인 ‘벼락 두통’은 지주막하 출혈, 수막염, 혈관수축 증후군, 경동맥 박리 등의 징후일 수 있다. 또한, 일측마비, 감각이상, 인지장애, 시력변화 등이 동반된다면 뇌졸중, 일과성 허혈 발작 등 신경학적 응급상황일 수 있다.

유달라 교수는 “갑작스럽고 심한 두통이 마비, 감각이상, 언어장애, 시력변화 등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외에 단순 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경미한 정도의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통증 부위, 양상, 빈도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통증 부위, 양상, 기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 … ‘두통일기’ 정확한 진단에 도움

두통에는 흔한 편두통, 긴장성 두통을 비롯해 군발성 두통, 측두 동맥염, 부비동염에 의한 두통, 삼차신경통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를 구분하고 감별하는 데는 일차적으로 통증 부위가 큰 도움이 된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 긴장성 두통은 머리 양쪽에서, 군발성 두통은 눈 주위나 머리 한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유달라 교수는 “측두 동맥염과 부비동염의 의한 두통은 각각 해당하는 두피나 얼굴 부위를 누를 때 발생하는 압통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질환에 따라 시력저하나 전신 증상, 안면부 압박감, 콧물, 코막힘 등이 동반되는 특성이 있다”며 “삼차 신경통은 안면부를 칼로 도려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통은 통증 부위 이외에도 지속 기간, 통증 양상, 동반되는 증상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봐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영상검사 전에 앞서 환자의 병력청취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6가지 요소로 구성된 두통일기를 적극 활용해보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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