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들어 7.99% 하락하며 18만5400원에 27일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하락률(6.58%)보다 더 가파른 내림세다. 게다가 네이버가 올 하반기 야심작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는데도 주가가 반등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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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터진 중동 잭팟도 주가에 힘을 보태지는 못했다. 지난 24일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로부터 1억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디지털트윈 플랫폼은 현실의 도시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복제하는 기술인데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계약이 공개된 24일엔 네이버의 주가는 4.88% 오르긴 했지만, 25일 1.12% 오르는데 그치더니 26일엔 다시 3.81% 내렸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중동 전반의 불안이 확산한 영향이다. 게다가 최근 네이버의 최대 라이벌이자 플랫폼주인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며 인터넷 업종 전반의 투심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역은 “보통 경쟁사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상승세를 타야 하지만, 투자 심리가 워낙 가라앉은 데다 인터넷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3분기 실적 우려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11.31% 늘어난 3676억원이다. 매출액 전망치는 같은 기간 19.59% 증가한 2조4604억원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광고는 역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소비 침체 때문에 커머스와 핀테크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콘텐츠 매출 또한 웹툰 시장의 전반적인 거래액 성장 둔화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최근 한 달간 신한투자증권(22만→20만원)을 비롯해 대신증권(28만→26만원)과 삼성증권(31만→25만원) 역시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네이버와 같은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상승률 변화로 말미암아 주식시장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성장주”라며 “최근 수년 동안 성장주는 ‘물가상승률 상승→시중금리 상승→성장주 하락’이라는 관계로 움직였다. 성장주 투자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