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골딘 “韓출산율 잘 안다…남성·기업 문화 바뀌어야”

수상 직후 하버드대서 기자 간담회 개최
“한국 빠른 경제 변화 있었지만, 기업 문화 못 따라가”
“노년층, 아들 통제할 수 있는 남성 더욱 변화시켜야”
“경제는 사람, 불평등, 여성노동력, 행복에 관한 것”
남편도 하버드 경제 교수..애견과 함께 기자회견 참석
  • 등록 2023-10-10 오전 2:28:02

    수정 2023-10-10 오전 7:45:11

[보스턴=이데일리 김상윤 뉴욕특파원]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77·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9일(현지시간)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한국 기업문화가 세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하버드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


골딘 교수는 이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지명된 이후 하버드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의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이 한국에서 저출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느냐”는 한국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출산율이 (지난해 1분기) 0.86명인 것을 잘 안다”면서 “20세기 후반 한국만큼 빠른 경제 변화를 겪은 나라도 드물고, 한 도시에 집중된 나라로 변모한 나라도 드물다. 각 세대는 기술 변화 등 다양한 변화에 익숙해진다”며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에 반해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제언에 대해 그녀는 “여러 가지가 얽혀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나이든 사람들, 특히 딸보다는 아들의 마음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을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현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남성들을 더욱 변화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골딘 교수는 아울러 “경제학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바꾸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며 “경제는 사람에 관한 것이고, 불평등에 관한 것이고, 여성 노동력, 행복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골딘 교수는 하버드 경제학부에서 ‘경제사와 일과 과정’에 관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골딘 교수는 남녀 임금 격차 등 노동시장의 성 불평등 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사상 처음으로 논증하면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특히 노동시장 내 성별격차 핵심 동인을 밝혀내는 데 공을 세웠다.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을 분석해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원인을 규명해 냈다.

그는 2021년 10월 펴낸 저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원제: Career and Family: Women‘s Century-Long Journey toward Equity)에 그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이 책은 무려 100여년간 미국의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누어 성별 소득격차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그녀는 하버드 경제학부에서 종신 교수를 확보한 첫 번째 여성이기도 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여성으로는 세번째다.

이날 골딘 교수는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남편 로렌스 카츠와 함께 애견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프레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로디아 골딘 교수가 남편과 애견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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