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3대 전시회 20만명 북적…마이스 업계 3년 만에 '봄바람'

엔데믹에 전시·박람회 기지개
인터배터리 내년 행사 전시부스 완판
경기 국제보트쇼도 역대 최다 관람객
국제회의,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복귀
서울 6개월 만에 국제회의 98건 유치
  • 등록 2023-03-31 오전 12:00:01

    수정 2023-03-31 오전 7:13:02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업계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해외 입·출국자 코로나 검사,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해제되면서 국내외 기업과 바이어의 전시·박람회 등 오프라인 대면 행사 참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COEX)는 이달 들어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utomation World), 인터배터리(INTERBATTERY), 의료기기·병원설비전(KIMES)에 20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외 바이어가 몰렸다. 이 행사들은 코엑스 전체 4개 전시홀을 모두 사용해 상반기 코엑스를 대표하는 3대 대형 전시회다. 3주간 일주일 간격으로 릴레이 개최된 행사들은 코로나19 이전 최다 관람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달 초 고양 킨텍스(KINTEX)와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진행된 경기국제보트쇼도 사흘간 역대 최대인 관람객 6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업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3년 만에 진짜 봄이 찾아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5일~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INTERBATTERY)’는 사흘간 6면여 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방문해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이 전시회는 올해 출품기업의 내년 행사 재참가 신청이 이어지면서 폐막 후 일주일만에 내년 행사 전시부스 1400개를 모두 팔아치웠다. (사진=코엑스)
전시·박람회 시장, 완전회복 넘어 ‘역대 최대 호황’

마이스 시장의 ‘엔데믹 훈풍’은 전시·박람회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출품업체, 관람객 지표 등이 코로나19 이전의 70~80% 수준까지 올라온 이후 입·출국 규제, 실내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되면서 완전 회복을 넘어 역대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다음달 5일 코엑스에서 막 오르는 ‘서울커피엑스포’는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사전 참관 등록자가 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최다인 2019년 기록(4만5000명)을 10%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박기상 코엑스 전시1팀장은 “행사 규모(250개사 750부스)는 코로나 이전의 90% 수준이지만 관람객은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해 역대 최다인 5만 명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빙 분위기는 지방 전시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대구 엑스코(EXCO) ‘그린에너지엑스포’는 올해 한화큐셀, 진코솔라, 솔라엣지, 화웨이 등 국내외 기업들의 참가 행렬이 이어지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메이저 기업 참여 소식에 참관 등록도 예년보다 두 배 이상 가파른 속도로 늘면서 ‘마의 벽’인 관람객 4만 명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전시회도 예년보다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5월과 11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케이펫 페어’는 최근 출품업체와 관람객 참가가 늘면서 행사장을 지난해보다 1개 홀 더 늘리기로 했다. 허영룡 메쎄이상 팀장은 “최대 6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반려견 동반객을 위해 행사장 내에 대형 펫파크(운동장)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관람객 증가는 출품기업 재참가를 늘리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전시회보다 관람객이 적다는 이유로 국내 행사 참가를 주저하던 기업들이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에 국내 전시회로 유턴하고 있다. 5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캠핑전시회 ‘고카프’ 주최회사인 메쎄이상 송현석 팀장은 “야외활동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행사장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부쩍 늘었다”며 “그동안 온라인 홍보에만 치중하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들도 대거 출품신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코엑스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은 출품기업의 재참가 신청이 이어지면서 행사기간 중에만 내년 행사 전시부스의 80%가 넘는 1530개 부스를 팔아치웠다.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 이어 인터배터리는 행사기간 중 내년 행사 1400개 부스의 80%가 소진된 데 이어 폐막 후 일주일 만에 모든 전시부스가 완판됐다. 행사까지 1년 가까이 남겨놓은 상황에서 준비한 전시부스가 동이 난 두 행사는 다목적홀 등 추가 전시공간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철 한국전시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최근 열린 전시회들의 흥행 성과는 대면 마케팅과 비즈니스 효율적인 수단으로서 전시·박람회의 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4개 전시홀(A~D홀) 전관에서 열린 ‘2023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utomation World)’은 역대 최대인 5만5000여명 관람객이 방문했다. (사진=코엑스)
국제회의·총회도 속속 재개

국제회의(컨벤션) 시장도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3년간 세계 각지에 흩어진 회원을 한 장소에 모으는 행사를 열지 못했던 국제 협회·단체들이 속속 행사 재개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국제회의 개최지원 예산 28억원을 상반기 내 모두 소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많은 신청이 몰리면서다. 최숙희 경기관광공사 마이스팀 차장은 “지난 한 달 사이에만 국제 연소·화학반응 시스템 공학 학술대회, 국제 세포병리학회 총회 등 2건의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했다”며 “현재 신청서를 내고 유치 작업 중인 행사만 6~7건”이라고 말했다.

국제회의 유치 성과도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던 행사들이 오프라인 대면 행사로 복귀하면서 유치 시장도 3년 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은 2025년 열리는 참가자 4000명 규모 ‘세계경제학자대회’와 80개국 정치학자 3000명이 참여하는 ‘세계정치학회 총회’를 연달아 유치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6개월 남짓 사이에 유치한 행사만 98건에 달한다.

박진혁 서울관광재단 마이스1팀장은 “이달에만 개최지 선정 현장답사를 위해 3개 대형 국제 협회·학회 관계자가 서울을 방문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와해된 국내 협회·학회의 해외 네트워크 복구를 지원하고 국제행사 유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유치활동 지원 범위를 ‘초기 컨설팅~제안서 작성~답사 및 환대~서울시장 면담’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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