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톡(카톡) 먹통’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업계에 전반에 퍼진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독과점 행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정위는 당장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가 제휴업체에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행위를 했는지를 조사하고 법 집행을 단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플랫폼 독과점 행위금지를 위한 심사지침과 무분별한 사업 확장 방지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기준(고시)을 제·개정해 플랫폼의 법 위반 행위를 좀 더 촘촘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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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가에 따르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1일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한 경쟁기반 확보 대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카톡 독과점’ 발언을 한 지 사흘만이다.
이번 대책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사지침’과 ‘디지털 플랫폼 분야 기업결합 심사기준’ 제·개정안 등 온라인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법집행 기준 개선안이 담겼다. 이는 각각 올해 1월 행정예고와 6월 연구용역을 시작한 업무들인데 이번 카톡 사태와 만나 제도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플랫폼 분야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이 마련되면 지금보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플랫폼업체의 기업결합은 매출이나 개별 기업간 영향만 파악해 경쟁 제한성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 사실관계 여부만 확인해 15일 내 심사를 완료하는 간이심사를 진행해왔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5년간(2017년8월~2022년10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62개 회사 중 53곳(85.4%)이 간이심사만 거쳤다. 같은 기간 네이버 또한 22곳의 기업을 늘렸는데 18곳이 간이심사로 허가받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플랫폼 시장 독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지만 지난 정부는 간이심사로 ‘문어발 프리패스’를 열어줬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 대면보고와 관련해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종합감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폐해에 관해 상당히 많은 지적이 있었고 그 폐해를 방지하고 통제하기 위해 심사지침뿐만 아니라 법 제도를 꾸준히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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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플랫폼업체의 무분별한 확장과 독과점 행위에 칼을 빼든 것은 이번 카톡 사태가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공정위 종감에서 “(카톡 사태는) 온라인 독점화가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경쟁압력이 작은 독과점 상태에서 리스크 관리가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카톡 사태를 계기로 현재 공정위가 수사하고 있는 카카오 관련 법 위반 혐의건에 대한 제재 수위가 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정위반 혐의와 카카오T의 ‘콜 몰아주기’ 사건에 대해 조만간 심의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