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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에너지 전쟁은 유럽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IMF는 7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독일과 이탈리아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0.8%, 0.7%로 4월보다 1.9%포인트, 1.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하향 조정 요인의 일부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노드스트림1’의 가스 공급량이 40%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독일 천연가스 위기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폭의 약 0.5%포인트를 차지한다”며 “가스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유럽연합(EU)은 최소 1~2년 에너지 위기 망령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물가상승세가 더 높아지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0.5%포인트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나자 암호화폐로 성금을 모았고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되자 대체 수단을 찾기 위해 에너지 수출대금으로 비트코인 등을 받았다. 동시에 달러화 패권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러시아와 인도는 루피-루블 결제시스템을 도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결제 통화로 위안화를 검토했다. IMF에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여러 개의 소규모 통화블록으로 국제 통화시스템이 파편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CBDC 등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도 올 하반기 CBDC 연구 결과를 정리한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IMF,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와 상호 협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에너지 부문에선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에서 공급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EU는 러시아에 대응해 미국 등에서 LNG 수입을 전년비 56%나 늘려 전체 가스수입량의 3분의 1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