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은 후각, 시각, 청각, 미각 그리고 촉각을 말한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고 원시적인 감각은 후각이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이 많이 뒤쳐져 있는 감각이지만 우리의 유전자의 3%가 후각과 연관되어 있으며 무려 1조개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과 청력도 감소하지만 후각의 기능도 약해진다. 그러나 시력과 청력에 비해 후각이 감소된 것을 인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인간은 주로 시각과 청각을 사용하여 세상을 탐색하므로 후각 이상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으며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보다 후각을 포가 하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후각을 상실하면 입 맛이 없어진다. 우리가 제대로 맛을 느끼려면 반드시 코를 통해 음식의 냄새를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는 즐거움이 없어지게 되면 체중 감소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노인의 경우 영양상태가 나빠져 사망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동물에게 후각은 생존과 번식에 매우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수 킬로미터 떨어진 먹잇감과 짝을 찾는데 후각은 시각과 청각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쟁자의 영역을 침범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도 냄새에 의존한다. 페로몬을 잠재적 배우자에게 널리 퍼트리는 것은 하나의 후각 마케팅 캠페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몇몇 질병에서 특유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1998년에 발표된 논문에서 장티푸스는 구운 빵냄새가 나고, 황열병은 정육점, 디프테리아는 달콤한 향기, 당뇨병성 케톤증은 사과를 분해하는 과일 향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실체로 쥐는 냄새만으로 아픈 사람이나 쥐를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다른 감각기관의 연구에 비해 후각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연구가 적다. 또한 후각이 기능저하는 술을 더 많이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서 발생 빈도가 높기도 하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후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 최대 50% 더 많은 세포가 있다. 여성에게 후각 세포가 많은 이유로는 우수한 후각이 산모와 아기가 출생 후 유대감을 갖도록 돕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의 잠재적 짝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후각은 사람을 즐겁게도 하고 괴롭히기도 한다. 후각은 가장 원시적인 혈통이 오래된 감각이며, 상대방의 코를 즐겁게 해주는 것 또한 하나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첸츠오킨은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우리에게로 가져온다”라는 말은 했지만, 코는 세상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