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 흔한 맹장염, 단순 복통인줄 알고 참았더니 복막염?

한 해 급성 맹장염 환자 약 10만 명, 신속한 수술이 관건
  • 등록 2021-11-07 오전 8:19:09

    수정 2021-11-07 오전 8:19:0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맹장염은 국내에서만 한 해에 약 10만 명이 치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예방법이 없어 발병 이후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맹장염을 일반 복통이나 장염 쯤으로 생각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복막염이나 다른 장기 손상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 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맹장염의 정확한 명칭은 급성 충수염이다. 맹장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부위에 위치한 소화기관이다. 맹장에는 충수라는 6~7cm의 작은 돌기가 있다. 이 충수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충수염이라 한다. 맹장에 붙어 있는 충수에서 발생한 염증이다 보니 충수염보다는 맹장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맹장염은 연령과 성별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발병하는 편이지만, 비교적 20~30대의 젊은 세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맹장염(급성 충수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9만 6,944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환자 수가 1만 6,39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환자가 1만 6,211명으로 뒤를 이었다. 20~30대뿐만 아니라 40대(1만 4,727명)와 50대(1만 3,725)에서도 고르게 발생했다. 다만, 고령일수록 발병 빈도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맹장염은 종양이나 기생충, 혹은 대변 등과 같은 이물질이 충수의 입구를 막아 발생하게 된다. 충수의 입구가 막히게 되면 주위에 세균들이 급격히 증식하면서 염증이 생기게 된다. 이 염증으로 인해 충수의 점막이 손상되고 심할 경우 궤양으로 이어지게 된다. 평소 폭식과 폭음을 자주 한다거나 위장염, 변비 등을 앓고 있는 경우 충수돌기 입구에 이물질이 정체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맹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우측 하복부의 극심한 통증이다. 맹장염의 원인이 되는 충수는 오른쪽 골반과 배꼽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위치를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맹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식욕부진, 오심, 복부 팽만감이 나타나며 체한 듯한 불쾌감이 느껴질 수 있다. 증상 초기에는 단순한 복통이나 급체 정도로 생각하고 넘길 수 있지만, 맹장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의 정도가 심해지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맹장염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충수에 구멍이 생기는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충수 내에 증식해 있던 세균들이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 복막염으로 악화하게 된다. 이 경우 증상 초기보다 수술이 복잡해지고 치료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최소한 증상이 발현한 이후 24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맹장염은 충수를 절제하는 수술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맹장이 위치한 부위를 직접 절개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돼 회복 기간이 길고 흉터가 남았지만, 최근에는 수술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어 복강경을 삽입해 수술을 진행한다. 복강경 수술은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맹장염은 증상이 장염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병원을 찾지 않고 자가치료하는 경우가 많다”며 “맹장염은 자연치유가 흔치 않고 수술이 늦어질 경우 다른 장기까지 손상될 수 있어 빠른 수술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열 증상과 함께 우측 하복부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초기 맹장염은 간단한 수술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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