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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중국 당국의 규제로 주가가 급락했단 공통점이 있다. 차량 공유업체인 디디추싱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 거래소에 상장한 새내기 주식이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며 장중 한때 18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상장 사흘 만에 중국 당국의 국가 안보 조사 대상이 되면서 주가가 고꾸라졌다. 뉴욕 3대 지수가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9일 디디추싱의 종가는 12.03달러로 공모가 14달러를 14.07% 밑돌았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여타 중국 대형 기술주도 마찬가지다. 9일 종가 기준 지난달 말 대비 텐센트는 7.79%, 알리바바는 11.14% 각각 하락했다. 디디추싱 사태로 반독점 규제 외에도 데이터 안보 강화를 이유로 당국의 개입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된데다, 지난 7일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반독점법을 근거로 중국 대형 IT업체들의 과거 인수 행위에 대해 각각 50만 위안의 벌금 부과를 결정한 여파다.
증권가는 해외 상장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보 노출 위기 의식이 높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중국 IT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중국 국내 증시와 홍콩 증시를 피해 미국에 상장해 온 만큼 해당 산업의 자본 조달 능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전세계적인 위험자산 선호 환경 속에서 구조적 위험이 높아진 역외상장 중국 기업과 홍콩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투매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당국이 법제화를 통해 역외상장 제한, 지배구조 점검 가능성이 있어 의견 발표 이후 제재 강도를 파악하기 전까지 투심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기술주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짚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술주를 압박하는 여러 변화가 있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면서 “AI, 차세대 정보기술, 양자통신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국의 14차 5개년 규획의 산업 및 기술 발전 계획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고, 이들이 구축한 시스템은 사회의 필수 불가결한 인프라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