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진(45)씨는 몇년 전 주식 투자 실패 이후 주식의 ‘주’자도 쳐다보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대어(大漁)급 공모청약을 하면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말에 솔깃해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때부터 공모청약을 시작했다. 그리고 2주를 받아 12만5000원씩 총 25만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이번에도 SKIET 공모주 2주를 받은 유씨는 “첫날 따상에 성공한다면 둘째 날 팔아야 할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라며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약증거금 81조원을 끌어모으며 공모주 흥행에 성공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제 막 주식투자의 세계에 입문한 주린이(주식+어린이)부터 주식투자 실패의 쓴맛을 보고 뒤돌아 보지 않았던 이들까지 많은 이들이 IPO 공모주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잘 파는 것인지를 아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첫날 거래량과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청약자 2명 중 1명…1주 받은 개미 “첫날 던질까 말까”
10일 SKIET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시고서에 따르면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총 474만4557명이 참여했다. 최소 2계좌 이상의 중복청약을 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237만명 이상이 참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중 1주를 받은 청약자는 255만664명이다. 전체 청약자의 53.76%에 이른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상장 첫날 성적표가 달라질 것으로 봤다. 사려는 사람이 많고 팔려는 사람이 없다면 그만큼 주가가 올라가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 되면 주가는 떨어진다. 과반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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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1주 청약자의 경우 용돈 정도의 수익만 나도 첫날 매도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첫날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따상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상장 첫날 오전 눈치 보기 상황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투자자 64% “1개월 이상 안 팔아요” 약속
확약기간별로 보면 △6개월 24.9% △1개월 22.2% △3개월 17.2% △15일 0.3% 등으로 64% 이상이 1개월 이상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096770)도 이번 상장 이후 지분 61.2%(4363만3432주)를 6개월간 의무보유할 예정이다.
SKIET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21만원)에 형성한 후 따상을 기록하면 주가는 27만3000원으로 치솟는다. 공모가 대비 수익은 16만8000원이나 된다. 만약 따상상을 기록하면 주가는 35만4500원, 평가차익은 24만95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당일 시장 상황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인”이라며 “SK바사 때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에 시장 색깔이 바뀐 만큼 상장 첫날 어떤 이벤트가 있느냐도 신경 써서 봐야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