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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지배력 갖췄으면 영업이익 모두 더해
IFRS는 지분율이나 이사회 구성 등을 감안해 종속회사 여부를 판단토록 한다. 설사 지분율이 50% 이하여도 실질 지배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연결재무제표에 함께 포함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지분이 많다고 무조건 종속회사로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감안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연결 대상으로 편입하게 될 경우 종속회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인식하게 되면서 투자 정보가 왜곡되는 현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 손익계산서를 보면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배기업이 소유한 지분만큼의 순이익과 나머지로 나뉜다. 현대차를 예로 들면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6450억원인데 지배기업소유주지분이 1조5081억원, 비지배지분 1369억원으로 기재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배기업의 지분과 상관없이 함께 약 2조4000억원으로 표시한다.
오명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기순이익과 달리 영업이익은 지배기업 구분이 없어 실적이 우수한 자회사가 편입되면 연결 실적이 좋아 보이고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며 “자회사 지분이 100%에 가깝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분율이 높지 않은데 실질 지배력을 가져 연결로 편입했다면 연결 영업이익에서 차이가 커 투자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034730)의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은 1조610억원이다. 반면 연결 영업이익은 이보다 네배 가량 많은 4조6881억원이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지난해 기준 연결대상 기업은 260개다. 특히 지난해 2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000660)가 포함돼 연결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감사의견 ‘한정’으로 곤혹을 치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재감사를 거쳐 연결 영업이익이 887억원에서 282억원으로 줄었다. 그나마 에어부산(298690)을 연결로 편입하면서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인식, 감소폭을 줄였다. 반면 별도 기준 영업손익은 459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800억원 가량 깎인 350억원 적자로 수정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롯데지주(004990)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984억원이었는데 별도 기준으로는 1208억원으로 더 많았다. 종속회사의 손실이 지주사 이익을 깎은 셈이다.
“착시현상 막아 투자자 혼란 줄여야” 지적
국내에서 영업이익은 중요한 지표다. 기업의 이익 창출력을 영업이익으로 가늠하는 경우가 많다. 수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IFRS 환경에서 연결 영업이익 수지 타산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 기업 연결 대상 편입 여부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이에 연결 영업이익 표기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오 교수는 “연결 영업이익과 관련해 지배기업과 비지배기업 부분을 따로 주석으로 표기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작성하는 기업에게 업무상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재무제표 이용자 입장에서 상당히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연결 영업이익을 지배와 비지배로 굳이 나눌 필요가 있냐는 반론도 있다. 조성표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종속회사를 제외한 기업 본질의 영업이익을 보려면 별도 재무제표를 확인하면 된다”며 “연결 영업이익에서는 내부 거래 등을 상계처리하기 때문에 중복돼 부풀려 보이는 문제도 없다”고 판단했다.
영업이익보다 실제 기업이 남긴 현금인 당기순이익을 주요 지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당기순이익을 지배와 비지배 지분으로 나뉘는 이유는 실제 각 기업에 귀속되는 이익이 얼마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영업 활동으로 인한 이익 창출보다 이자비용과 세금 등을 차감한 기업들의 이익 수준인 당기순이익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