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노선 늘리고 상장까지…덩치 커지는 LCC

대형 항공사 맹추격
이스타항공, 국내 첫 B737 맥스8 공개
티웨이·에어부산·제주항공 중형기 도입
싱가폴·인도네시아 등 중거리 노선 공략
  • 등록 2018-12-27 오전 5:00:00

    수정 2018-12-27 오전 5:00:00

이스타항공 B737 맥스8(사진=이스타항공)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항속거리가 늘어난 차세대 항공기를 잇달아 도입하는 공격경영으로 대형항공사를 맹추격하고 나섰다.

내년 신규 LCC가 설립 되는 등 점차 치열해지는 항공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국내와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중거리 노선에 취항하고,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차세대 항공기 ‘B737 맥스8’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김포국제공항에서 첫 공개했다. 이어 이달 말 B737 맥스8 2호기를 들여오고, 내년 맥스8 기종을 추가로 4대 더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는 “단거리 항공시장에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꼽히는 보잉의 맥스 도입을 통해 다양한 노선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내년 6월 B737 맥스8을 4대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총 1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 항공기 보유대수를 50대까지 확대하고 대형기 비중을 20%까지 늘려 유럽, 북미 등 노선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B737 맥스8 이미지(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도 5조원을 투자해 B737 맥스8을 오는 2022년부터 최대 50대를 들여오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내년 10월과 12월에 차세대 항공기인 ‘A321 네오LR’ 2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오고 2020년에는 추가로 2대 도입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LCC 업계 최초로 하와이, 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운항 중이다.

국내 LCC가 도입하는 B737 맥스8, A321 네오LR 등 차세대 항공기는 연료 효율성이 15%가량 높아져 최대 운항거리가 6500km 늘어나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에 비해 1000km 이상 더 멀리갈 수 있다.

LCC들이 앞다퉈 중거리 노선 확대에 나선 것은 국내 LCC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LCC는 김포~제주 국내선을 비롯해 일본, 중국을 넘어 동남아 베트남, 대양주 괌 등 인기도시로 취항이 몰리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LCC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항공기로 갈 수 없었던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인도 등 새로운 노선 발굴 가능성을 넓혔다.

에어부산 A321네오LR 이미지(사진=에어부산)
신규 중거리 노선 개척 경쟁도 시작됐다.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부정기편 운항에 나선 것. 이스타항공은 새로 도입한 B737 맥스8를 투입,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을 내년 1월16일부터 2월7일까지 총 14회 운항한다. 에어부산도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을 내년 1월 4일부터 29일까지 총 8회 운항한다.

내년 신규 LCC가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신규 국제운송사업자 면허에 도전한 신규 업체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필립, 에어프레미아 등 4곳이다.

기존 LCC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달되는 자금을 통해 안정적인 항공기 운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전략적인 노선 확장 정책을 병행한다는 각오다. 오는 27일 에어부산은 국적 LCC 중 네 번째로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다. 앞서 2016년 제주항공, 2017년 진에어, 지난 8월 티웨이항공이 상장을 마쳤으며, 내년엔 이스타항공이 가세할 전망이다.

서비스 강화에도 나선다. 가격과 서비스 둘 다 원하는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에어부산은 LCC 최초로 김해국제공항에 라운지를 개장했다. 제주항공도 내년 인천국제공항에 라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중거리 노선 취항이 확대되면서 기내에서 영화와 드라마 같은 영상물 시청 서비스도 속속 도입하고 나섰다.

LCC업계 관계자는 “LCC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중거리 노선에서 다양한 신규 노선을 개척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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