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소굴” 발언 후폭풍‥유엔 “트럼프는 인종차별의주의”

“입에 담기조차 천박한 말..최악의 인간성” 이례적 비판
트럼프 “그건 내가 한 말 아니다” 해명 나서
  • 등록 2018-01-13 오전 12:21:16

    수정 2018-01-13 오전 12:21: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티와 아프리카 출신의 이주민을 향해 “거지소굴(Shithole)에서 온 사람”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통령이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발언을 했다. 유감이지만 그를 부를 수 있는 말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ㆍ하의원 6명과 이민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아이티, 아프리카를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shithole) 나라들에서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shithole’은 매우 지저분하고 더러운 거지소굴 같은 곳, 시궁창 같은 곳 등으로 번역되는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왜 아이티에서 온 사람들을 필요로 하느냐. 미국은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오는 이주민들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루퍼트 콜빌 인권고등판무관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입에 담기조차 천박한 말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인종차별과 혐오감을 조장할 수 있는, 인간성의 최악의 국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문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백인이 아니고, 그래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와 대륙에 대해 ‘거지소굴’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인 비판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거지소굴”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다카) 회의에서 나에 의해 사용됐다는 언어는 거칠다”며 “그러나 이는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거친 것은 기이한 (의원들의 다카) 제안-다카의 큰 후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이민정책과 관련한 회의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은 전부 에이즈 감염자다”, “나이지리아 인들은 (미국에 들어오면) 자기네 오두막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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