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임박… 건설사 밀어내기 물량 '딜레마'

대선 영향 미뤘던 분양 6월 쏟아내… 월간 최대 물량 전망
美금리인상에 정부 대책 임박하자 건설사 분양일정 재검토
  • 등록 2017-06-16 오전 5:00:00

    수정 2017-06-16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진철 정다슬 기자] ‘장미 대선’의 여파로 분양 일정을 미룬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공급을 쏟아내면서 6월 분양 물량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예고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늦추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15일 “건설사들이 6월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부동산 정보업체의 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회원사들은 분양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모두 52곳, 3만8217가구로 2007년 이후 월별 역대 최대 물량이다. 하지만 최근 청약 열기를 이어가는 서울에서조차도 대단지 재건축 일반분양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조합 측과 분양 시기 조율에 나서는 곳이 적지 않다. 모델하우스 개관부터 계약까지 3주 가량의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청약경쟁률이 높더라도 그 사이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 등이 담긴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실제 계약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이달 말 서울 강동구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총 1745가구 중 일반분양 723가구)와 노원구 ‘월계역 인덕 아이파크’(총 859가구 중 일반분양 583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양에 성공하려면 시장 분위기가 중요하기 있기 때문에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규제 강도나 상황을 보고 조합 측과 분양 시점을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006360)이 지난달 경기도 안산에서 분양한 ‘그랑시티자이 2차’(3370가구)는 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GS건설은 여세를 몰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율뉴타운 DMC에코자이’를 당초 이달 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종 인허가 문제로 다음달로 분양 일정이 늦춰지면서 청약 열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SK 리더스뷰’(총 472가구 중 일반분양 255가구) 공급을 준비 중인 SK건설 관계자는 “자체 사업이 아닌 정비사업 단지는 조합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분양 일정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인기지역은 수요가 많아 정부 규제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청약률을 좌우하는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 분양 사업장을 둔 건설사들은 정부의 대책 발표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림산업(000210)은 당초 5월 분양할 계획이었던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e편한세상 아파트(733가구)를 대선 일정을 감안해 이달로 연기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나온다고 해도 분양을 1주일만에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획대로 분양을 진행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7~8월 휴가철 비수기 전에 분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지만 정부 규제 발표 시점이 변수”라며 “지역·상품별로 규제의 영향이 각기 다를 것이라는 전제 아래 분양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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