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일 통화스와프 '위기 안전판' 돼야

  • 등록 2016-08-29 오전 4:00:00

    수정 2016-08-29 오전 4:00:00

한국과 일본이 양국간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최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지난해 2월을 끝으로 중단됐던 양자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로 했다. 통화스와프 규모와 계약 기간 등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일 양국이 1년 6개월만에 통화스와프 협력체제가 재가동하기로 한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이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하도록 협의하기로 한 것을 일본 신문이 28일 주요 뉴스로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면 외환위기 등 비상 상황에 상대국에 우리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쉽게 빌려 쓸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2001년 7월 20억 달러 규모로 통화 스와프를 시작해 2011년 10월엔 700억 달러까지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이후 양국관계가 경색되면서 통화스와프 규모가 100억달러로 줄어들더니 지난해 2월 만기를 끝으로 연장되지 않아 14년간 이어졌던 통화스와프가 중단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다고 한국경제가 지금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양국이 지난해 2월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면 중단한 배경 가운데 하나는 한국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말 현재 3714억달러로 1200억달러에 이르는 단기 외채보다 3배 이상 많다. 만에 하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단기 외채가 한꺼번에 다 빠져 나가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한국은 중국 등 5개국과 8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다 다자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체제를 통해 384억 달러를 가져다 쓸 수 있다. 그러나 비상금은 많을수록 좋다. 특히 외부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 특성을 감안하면 일본 등과 손잡아 해외발(發) 악재에 대비한 방파제를 튼튼하게 만든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최근 각국 중앙은행장 모임인 잭슨홀미팅에서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쳐 우리로서는 급격한 외화 유출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재개가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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