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관련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임대분양 상가’다. 소유권을 사는 등기분양 상가와 달리 임대분양 상가는 소유권을 갖지 않고 상가 임차권만 분양받는 상품이다.
임대분양 상가의 매력은 등기 분양 상가에 비해 절반 이하의 투자금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임대 분양 방식으로 나오는 상가 대부분이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일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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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임대 분양 상가가 본격 등장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임대 분양 상가는 수십 곳에 이른다.
임대분양 상가는 일정 기간 사용 가능한 임차권 있는 상가를 말한다. 투자자가 사업자(시행사나 건물주)에게 돈을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것이다. 상가의 소유권은 건물주가 갖고 있고 투자자는 계약기간 동안 직접 점포를 사용하거나 임대를 놓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상가 사업에 필요한 투자금을 손쉽게 유치할 수 있고, 투자자는 등기분양에 비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획기적인 상품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임대분양한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인근 한 쇼핑몰의 경우 전용 5~6㎡짜리 매장 한칸을 임대분양하면서 3000만원을 받는 대신 확정수익 10%+α(운영수익)를 주는 조건을 내세웠다. 같은 상가를 2006년 등기분양했을 때는 매입 원가 1억 5000만원에 연 수익률 7~8%가 조건이었다. 매입 원가는 5분의 1 수준으로 낮으면서 수익률은 2~3%포인트 높은 것이다. 게다가 상가 운영은 시행사나 관리단에서 맡아 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직접 임대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상가 운영이 활성화될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웃돈)까지 기대할 수 있다.
임대분양이 되는 상가는 크게 두가지다. 민자역사와 지하상가와 같이 공공에서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등기분양을 할 수 없는 곳이 불가피하게 임대분양을 하고 있다. 서울 창동 민자역사와 노량진 민자역사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렛 형태의 ‘테마형 쇼핑몰’ 중 상당수도 임대분양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행사 부도나면 투자금 날릴 수도
문제는 상가 운영에 있다. 쇼핑몰 형태의 상가 운영은 일반근린상가에 비해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데 운영 주체인 관리단이 이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 신촌기차역에 있는 밀리오레의 경우 2006년 문을 열었으나 극심한 운영난을 겪던 끝에 2012년 입점 점포가 모두 빠지면서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노량진 민자역사는 아예 사업을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시행사가 부도가 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남겼다.
반면 같은 테마형 쇼핑몰이지만 운영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은 상권이 꽤 활성화되고 있다. 애경그룹에서 운영하는 수원 민자역사는 상권이 활성화하면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임대분양 쇼핑몰의 실패는 곧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투자금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어 시행사나 관리단이 망할 경우 투자자는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대분양 방식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사업장은 동인천역 민자역사와 용산전자상가 사후면세점 등이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임대분양 상가는 투자금에 대해 보증을 받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등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상가 투자에 앞서 사업성이 충분히 있는 곳인지, 사업자가 운영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