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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11시께 세종시 신규 분양 단지 모델하우스가 밀집한 대평동 264-1번지 일대는 평일인데도 500여대의 차량이 꽉 들어차 주차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이날은 올해 세종시 분양시장의 포문을 열 마수걸이 단지 2곳이 동시에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중흥건설 계열 중흥토건이 세종시 3-3생활권 L3블록에 짓는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전용면적 84~125㎡ 890가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1-1생활권 L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세종3차’ 아파트(전용 100~134㎡ 667가구)다.
이들 두 단지 모델하우스 앞은 아침부터 몰려든 방문객들로 30~40m가량 긴 줄이 이어졌다. 또 주변에는 30여곳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파라솔을 펴고 명함을 돌리며 손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세종시 K공인 관계자는 “활발한 인구 유입으로 세종지역 주택 수요가 늘면서 매매·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고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매물이 귀해지니 자연히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청사 4단계 이전 시작…주택 수요 늘어 청약률 높아질 듯
2014년 말 정부세종청사의 3단계 이전이 마무리되고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한동안 역(逆) 전세난 등 어려움을 겪었던 세종시 분양시장에 다시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달부터 인사혁신처·국민안전처 등 정부기관의 4단계 이전이 시작되고, 이르면 5월부터 타지역 실수요자의 세종시 아파트 청약도 가능해져 분양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
이들 단지는 모두 전용 85㎡ 초과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지만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800만원대로 책정했다. 서울·수도권 전셋값 수준인 3억원 대면 중대형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의 경우 출입문에서 거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주방 팬트리(식료품 저장공간)로 들어갈 수 있는 ‘워크 인 팬트리’ 등 다양한 특화 설계로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머니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모(37·여)씨는 “남편이 세종시에 근무해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는데 지금 사는 경기 용인의 아파트 전세금이면 충분히 분양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존 세종시 단지들보다 평면도 잘 나와 청약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세종시에서 분양될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거주자 우선공급 제도를 완화하면서 이르면 5월 중에 타지역 주민도 일정 비율(50% 이내)만큼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청약 조건 완화는 그만큼 세종시의 분양 수요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라 시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분양가는 더 높아지고 청약경쟁률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값·전세값 상승세…분양권에도 웃돈 ‘쑥’
주택 매매 수요가 분양권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프리미엄(웃돈)도 수천만원씩 붙고 있다. 세종시 새롬동 한 공인중개사는 “내년 입주 예정인 세종 더샵힐스테이트 분양권에 웃돈이 평균 3000만~4000만원, 최고 1억원 가량 붙었다”며 “분양권을 구입하려다 차익 실현 여지가 더 많은 신규 분양 쪽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실수요자 입장에선 기반시설이 상당부분 갖춰진 지금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유리한 시점”이라며 “문제는 올해 계획된 분양 물량이 적고 핵심 입지와는 다소 거리가 먼 1·3생활권 중심이라 분양가와 주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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