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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은 충분하다. 아트라스BX의 작년 3분기 유동자산은 4040억원으로 전량 인수를 위한 3151억원을 훌쩍 넘는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선 전체 지분 95%를 확보하면 된다.
업계는 자진 상장폐지의 일차적인 이유로 낮은 상장 실익을 꼽는다. 아트라스BX는 코스닥 시장에서 알짜 회사로 평가됐다. 1944년 설립해 1977년 한국타이어에 인수됐고 코스닥 원년인 1996년 상장했다. 차량용 축전지 국내 시장점유율 2위(19%)다. 작년에도 매출액 5420억원, 영업익 657억원으로 각각 16%, 19% 늘었다.
그러나 코스닥에선 차량용 축전지 시장 자체가 크지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4일까지 한 달 동안 아트라스BX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5000주에 그쳤다. 시가총액도 4000억원으로 회사 규모와 자산과 비교하면 저평가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룹 차원에서 회사를 더 자유롭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한국타이어는 그룹 차원에서 활발히 인수합병(M&A)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에는 PE 한앤컴퍼니와 함께 연매출 5조원대 한온시스템(018880)(구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한국타이어 19.49%) 인수했고 작년 초 롯데렌탈(구 kt렌탈)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지분율 31.13%)이자 그룹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000240)는 이후 기업설명회(IR)에서도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아트라스BX도 “빠르고 유연한 경영 판단으로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폐지 후 모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의 합병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순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아트라스BX와 합병하면 M&A나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이 훨씬 쉬워진다. 7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가가 전거래일보다 4.49% 오른 2만950원에 거래를 마친 것도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대주주는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23.5%)과 아들 조현식(19.3%), 조현범(19.3%) 형제다.
그러나 실제 상장폐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KB자산운용(9.6%)를 비롯한 지분율 5% 이상 주요 주주(기관)과 소액주주(44.35%·외국인 27.4% 포함)가 이에 응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아트라스BX는 공개매수를 결정한 7일 21.9%(8900원) 급등한 4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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