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거는 기대

  • 등록 2015-10-14 오전 3:00:00

    수정 2015-10-14 오전 3:00:00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3박4일 일정의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지난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에 뒤이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올해 한·중·일 3국의 대미(對美) 양자 정상회담을 마무리하며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주도적으로 모색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6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의 취임 후 4번째 이뤄지는 것으로, 시기적으로 양국의 ‘찰떡 공조’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때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아베 정권의 안보법안 강행 처리와 최근의 북·중 관계회복 조짐 등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매우 유동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혈맹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대응이다. 미국이 곧 대선 국면에 본격 돌입하는 만큼 이번이 오바마 정부와 북핵 문제를 진전시킬 마지막 기회이므로 더욱 그렇다.

(사진=뉴시스)
그러자면 미국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의 ‘중국 경도론’부터 해소해야 한다. 미국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의 중국 7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 참관 이후 미국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한·중 관계 개선이 미국의 국익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며 특히 북핵 해법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당히 내세우는 것은 물론 과거의 차원을 뛰어넘는 ‘한·미·중 3국 협력체제’ 구축도 거론할 만하다.

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고노 담화’의 역사적 의미와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한국에서 개최되고 한·일 정상회담이 함께 열릴 가능성도 크지만 일본의 역사인식 개선이 없이 한·일 관계의 근본 개선은 어렵다는 점을 확실하게 설명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국가가 아니다. 대중문화에서 비롯된 한류는 이제 경제·군사·의료·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며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외교면에서도 우리의 지정학적 이점을 십분 살려 할 말은 하며 국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자주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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