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도요타는 지난 20일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해치백 모델인 프리우스 택시를 공식 출시했다. 프리우스 택시는 가격을 기존 기본 모델에서 530만 원 낮춘 26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21.7㎞/ℓ라는 높은 도심연비를 앞세워 국산 택시를 위협하고 있다.
27일 본지가 평균적인 서울 시내 개인택시 운전자(연 8만㎞ 도심주행)를 가정해 프리우스 택시를 현대차 신형 쏘나타 택시 모델을 비교한 결과, 유류비를 매년 76만 원씩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을 타면 381만 원, 택시의 최대 차령인 9년을 타면 686만 원을 아낄 수 있다. 490만~800만 원의 초기 가격 격차를 상당 부분 상쇄하는 것이다.
이는 프리우스의 높은 도심연비(21.7㎞/ℓ) 덕분이다. 유류비 격차는 평균 유류비를 서울보다 낮은 전국으로 봤을 땐 129만 원, 연 10만㎞로 평균 주행거리를 늘리면 다시 162만 원까지 벌어진다.
더욱이 하이브리드차는 주행 습관에 따라 실연비 차이가 큰 만큼 택시 운전자가 연비 운전 습관을 들인다면 가격 격차를 만회하거나 오히려 앞설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프리우스 개인택시를 몰아 온 운전자는 연 400만 원 전후의 유류비 절감 효과를 체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유류비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당장 높은 초기 구매비용은 여전히 부담이다. 같은 가격이면 준대형 택시도 살 수 있다. 보증기간 이후의 수리비도 국산 차보다 비싸다.
한국도요타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맞춤형 애프터서비스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프리우스가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 택시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꾸준히 알린다면 하이브리드 택시 저변이 넓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LPG 택시에 대해서만 리터당 221원씩 제공하는 유가보조금이 휘발유 택시로 확대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내년 디젤 택시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LPG 택시와 보조금 격차가 사라지면 프리우스 택시의 유류비 이점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유가보조금을 빼면 쏘나타와 프리우스 택시의 연간 유류비 격차는 당장 312만 원으로 늘어난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차가 더 친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친환경 도심 이동수단 보급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