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탈모는 이제 더 이상 성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7~2011년 5년 간 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20~30대 젊은층 환자의 비율이 45.8%로 절반 가량을 차지해 탈모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10대 이하의 환자도 12.6%를 차지했으며,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탈모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2005년 1만 3,938명이었던 10대 탈모 환자는 2009년 1만 8,390명으로 약 1.3배 가량 증가해 어린 탈모인들이 점차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10대는 사춘기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고,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탈모 위험이 더욱 높은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며 “대부분의 어린 탈모인들은 나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준다.
◇잘못된 습관, 스트레스, 급격한 호르몬 분비 등으로 다양한 유형의 탈모 증상 나타나
10대의 어린 탈모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탈모 유형은 견인성 탈모, 원형탈모, 지루성 두피염에 의한 탈모다.
먼저 원형탈모는 10대 어린 탈모인들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유형으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원형탈모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혈액 속의 T 임파구가 자신의 털을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해 모발의 탈락을 유발하면서 나타난다.
반면, 견인성 탈모는 못된 습관이 원인이다. 공부를 하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머리를 쥐어 뜯는 습관이 있거나 머리를 꽉 조여 올려 묶는 습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모발은 3~5년 동안 성장기에 있다 1~3개월간 휴지기를 갖는 일종의 모주기가 있는데 성장기의 모발은 모근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모낭에 싸여 영양을 공급받아 자란다.
그런데 이 때 모발이 장시간 견인 압력을 받으면 모발을 지탱하던 모낭도 같이 뜯겨져 나와 모근과 모낭이 분리되며 빠지는 견인성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두피와 모발에 억지로 물리적인 힘을 가하면 모근에 대한 영양 공급도 떨어져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탈모가 나타나기 쉽다.
마지막으로 지루성 피부염에 의한 탈모는 과도한 피지선의 분비가 주원인이다. 사춘기에는 남성호르몬의 과잉으로 인해 피지선의 분비가 왕성해지는데 얼굴만큼 영향을 많이 받는 부위가 두피다. 지루성 두피염이 시작되면 붉은 여드름과 같은 염증이 두피에 생기고,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가족력 있다면 더욱 주의! 이상 있을 땐 적극적으로 조기 치료 시작해야
이처럼 탈모는 어리다고 봐주는 것 없이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한 번 시작되면 완치가 까다롭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형탈모는 모낭 주위 염증 억제를 중심으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나 미녹시딜 등 바르는 약을 이용해 호전될 수 있다. 지루성 두피염에 의한 탈모는 주 2~3회 케토콘아졸, 셀레니움 설파이드 등을 함유한 세척제로 두피를 세척하고, 스테로이드 제제의 크림 등의 약물이 효과적이다. 견인성 탈모는 심한 상태가 아니라면 나쁜 습관만 개선해도 호전된다.
예방도 중요하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버리고, 채소와 과일, 식물성 단백질 등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여학생들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이며, 두피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염증이 자주 생기는 등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탈모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만약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탈모 위험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하며,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지는 등 이상 증상이 있을 땐 어려서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