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출 대로 낮췄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인상에 나섰던 한국은행도 올 들어 경제가 심상치 않자 7월 다시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올해 두차례 금리를 인하했는데도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L자형 장기침체 전망이 계속 제기되자 채권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9년으로 끝난 줄 알았던 채권 호황장이 2012년 다시 찾아온 것이다.
채권은 불안을 양식 삼아 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고 미국마저도 등급하향 수모를 겪은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일제히 등급 상향을 받으면서 견조한 펀더멘털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 덕분에 채권금리는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뚝뚝 떨어졌다.(채권값 급등)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3.3%대였던 국고채 3년 금리는 한때 2.71%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5년 만기 국고채권인 10-1호를 작년 말 매수해 올해 12월 14일까지 보유했다면 자본손익과 이자수익을 합쳐 4.73%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수익률(신한 민트 정기예금 기준) 2.8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연말로 갈수록 채권 버블 우려가 높아지면서 채권금리는 상승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 채권이 어떤 자산군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