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관망속 소폭상승..다우 `5년래 최고`

S&P500지수-나스닥도 동반 상승
금융-에너지주 강세..애플, `아이폰5` 기대에도 하락
  • 등록 2012-09-12 오전 5:08:22

    수정 2012-09-12 오전 5:08:22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소폭 상승했다. 경제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줄줄이 이어질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우세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9.07포인트, 0.52% 상승한 1만3323.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2월 이후 근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나스닥지수는 0.51포인트, 0.02% 뛴 3104.5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대비 4.48포인트, 0.31% 오른 1433.56을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미국의 7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소폭 확대됐고 수출이 예상외로 둔화되는 등 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독일 헌재의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 위헌여부 판결과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제기됐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들이 특히 강했다. 알파 내추럴리소스가 7.63%나 급등했고 캐봇오일도 6% 가까이 상승하는 등 에너지 개발 관련주에 매기가 몰렸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기업공개 이후 첫 강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3% 이상 상승했고 모간스탠리와 씨티그룹은 각각 2~3%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36% 올랐다. 렉 메이슨도 마크 페팅 CEO가 다음달 사임한다는 소식에 5% 이상 뛰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아이폰5’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애플은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징가는 영업 부진으로 제프 카프 마케팅담당책임자(CMO)가 사퇴한다는 소식에 1.06% 하락했다. 맥도날드도 동일점포매출 부진으로 인해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 “美 정부부채, 거대한 불확실성”

유로존의 채무위기를 꾸준히 비판해온 미국에 대해 독일이 반격을 가했다. “미국 정부부채 문제가 거대한 불확실성 하에 있다”며 미국 정부와 의회의 적절한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2013년 예산안을 다루기 위한 하원 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이 높은 정부부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앞서 미 정치권이 너무 높은 수준인 정부부채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를 둘러싼 거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채무위기 문제에 대응하지 못한 유로존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미국 정부에 대한 반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는 부진한 경기 회복세와 정치권의 대치국면으로 인해 의미있는 부채 감축을 진행하지 못했고 그 결과 3년째 1조달러 이상의 재정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미국이 올해말이면 16조4000억달러의 정부 부채한도에 다다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무디스 “美 부채감축 합의 실패땐 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미국 의회가 내년도 정부부채 감축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최고 수준 ‘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무디스는 미국에 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가 떨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는 “만약 상승하고 있는 GDP대비 국가부채를 안정화시키고 중기적으로 이를 추세적으로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의회내 협상에서 나와 준다면 미국의 ‘Aaa’ 최고 국가신용등급이 유지되는 동시에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말쯤 미국 정부부채가 채무한도 상한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백악관과 의회가 질서있는 방식으로 정부 채무한도를 추가로 상향 조정하고 중기적으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협상이 어떤 정책을 내놓지 못한채 불발로 끝날 경우에는 국가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Aa1’으로 한 단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이 의회가 내년초 소위 ‘재정절벽(Fiscal Cliff)’을 피하기 위한 극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공화당 출신인 베이너 의장은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주최한 의회 뉴스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에서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도록 재정 감축에 합의할 수 있을지 전혀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원자바오 “中, 올 성장률 목표 달성할 것”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날 원자바오 총리는 텐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회의에 참석, 연설을 통해 “중국은 올해 정부가 세운 7.5%의 GDP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역시 “중국 경제가 상당한 성장 하방 압력하에 놓여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경제 모델을 변화시키고 재원을 더 적절하게 배분하며 추가적인 개혁을 이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경제가 좋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지만, 더 안정적으로 가고 있다”며 “성장을 안정화시키고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무역적자, 소폭확대..對中 적자 ‘사상최대’

미국의 지난 7월중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넉 달만에 다시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크게 감소한 탓이 컸고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적자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7월중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4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6월의 419억달러보다 다소 늘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440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앞선 6월 적자규모도 당초 429억2000만달러에서 419억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상품수지 적자는 57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서비스수지 흑자규모는 152억6000만달러였다. 또 7월중 수출은 1832억7000만달러로, 6월의 1851억8000만달러보다 줄었고 수입액도 2252억7000만달러로, 6월의 2270억8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수출은 1.0% 감소해 6월의 1.2% 증가에서 반전됐고, 수입은 0.8% 줄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293억8000만달러로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앞선 6월 적자액은 274억달러였다. 반면 원유 수입단가가 이 기간중 배럴당 93.83달러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덕에 석유수출구기구(OPEC)를 상대로 한 무역적자 규모는 84억9000만달러에서 83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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