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3.54포인트(0.20%) 하락한 1만1731.9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4포인트(0.07%) 내린 2735.2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20포인트(0.17%) 떨어진 1283.76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 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 밖으로 급증한 점을 악재로 반영하며 약세를 지속했다.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중립적이었지만, 투자자들은 고용지표 악화에 더 주목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날 연설에서 미국 경제 성장세가 강해졌다고 진단하면서도 고용시장의 부진을 우려한 점도 우려를 더했다.
또 제약사 머크가 혈관약 개발 실험 중 문제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급락하고, 제약주가 일제히 밀리며 주요 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아울러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한 영향으로 주요 에너지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점도 주요 지수의 하락을 부추겼다.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미 예상됐던 재료라는 점에서 주가의 방향을 돌리지는 못했다.
◇ 머크 6% 넘게 하락..다우 하락 주도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개 종목이 하락했다. 머크, 알코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큰 폭으로 빠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머크는 연간 50억달러 매출이 기대되는 항혈전제 신약 보라팍사 개발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6.62% 하락했다. 이 여파로 엘리릴리, 처브 등 주요 제약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인해 석유를 비롯한 주요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주도 부진했다. 아나다코페트롤리엄은 1.77%, 아파치는 0.81%, 뉴필드익스플로레이션은 1.20% 각각 빠졌다.
다만 마라톤오일은 정유부문과 운송부문을 분사하겠다고 발표한 효과로 6.04% 뛰어 S&P500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도 대체로 하락했다. BOA는 씨티그룹이 `탑 픽` 종목에서 제외한 여파로 1.47% 떨어졌다. 씨티그룹과 JP모간도 1% 미만 하락했다.
◇ 실업수당 청구 예상밖 증가..2개월 최고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며 2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8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대비 3만5000건 증가한 44만5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는 강해지고 있고 최근 몇달 동안 더 좋아졌다"면서도 "이 정도로는 실업률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속도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생산자물가 상승..무역적자는 감소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와 식품 등 상품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1.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0.8% 상승을 점쳤지만,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식품 가격은 음료수와 과일 가격 급등으로 인해 지난달 0.8% 올랐다. 에너지 가격은 난방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을 반영하며 3.7% 뛰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PPI는 0.2% 상승에 그쳐 예상치에 부합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11월 무역적자가 전월보다 0.3% 줄어든 38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05억달러를 밑돈 것으로,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등 해외 각국의 경제 회복과 약 달러에 힘입어 항공기, 면화 등 산업재 수출이 늘어난데 힙입어 적자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