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냄새 맡은` 증권사, 강남에 몰린다

서울내 지점 10곳중 4곳, 강남3구 집중
도봉구 등 강북선 `객장 찾기도 어렵네`
  • 등록 2008-09-15 오후 2:05:00

    수정 2008-09-15 오후 2:05:00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증권사 영업점들이 강남으로 몰려가고 있다.

가뜩이나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증권사들의 영업이 펀드판매나 자산관리 초점을 맞추면서 돈이 넘치는 강남 주요 구(區)에 지점이 편중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있는 국내 주요 7대 증권사의 영업점 수가 총 367곳이며, 이 가운데 강남과 서초, 송파구 등 소위 `강남 3구`에만 156곳이 몰려있다.

서울시내 구는 모두 25개. 강남 3개 구에 있는 증권사 지점이 156곳인 반면 나머지 22개 구에 있는 지점은 211곳에 불과하다. 즉, 서울시내 주요 증권사 지점 10곳 가운데 4곳이 강남 3구에 있는 셈.

조사 대상 7대 증권사는 대우증권(006800), 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003450), 동양종금증권(003470), 미래에셋증권(037620)이다.

구별로는 강남구에 가장 많은 78개 지점이 몰려 있고, 서초구가 43개, 송파구가 35개였다. 중구가 22개, 종로구가 18개, 영등포구가 17개, 광진구가 13개 등이었다.

이처럼 증권사 지점이 강남 3구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곳에 소위 `큰 손` 투자자들이 몰려 있기 때문. 돈이 있는 곳에 증권사 지점이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본격적인 증시 하락이 시작된 지난 6월 이후 증권사들의 영업점 신설이 거의 정체된 가운데서도 동부증권 신논현역, 압구정로얄지점, 한국투자증권 신역삼지점, IBK투자증권 대치지점, 압구정지점 등이 신설됐고, SK증권은 등촌지점을 강남대로지점으로 이전했다.

반면 도봉구에는 이들 증권사 지점이 단 한 곳도 없었고, 중랑구가 4개, 성북구와 금천구가 각각 5개, 성동구가 6개 등이었다.

이렇다보니 이들 구에 사는 주민들은 투자하고 싶어도 가까운 증권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식매매는 온라인상에서 할 수 있지만,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할 업무에서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이 거액자산 투자자를 유치해 펀드판매나 자산관리 등 부가가치 높은 쪽으로 이끄는 역할로 바뀌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증시 반등에 대비해 선제적인 영업이 필요한데다 경기 침체로 강남권 임대료가 떨어지면서 신규 진입이 더 쉬워져 당분간 지점의 강남 편중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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