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자산가격 하락` 이틀째 경고

  • 등록 2005-09-28 오전 6:25:21

    수정 2005-09-28 오전 6:25:21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을 이틀연속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 위성 연설에서 `장기간의 경제적 안정과 낮은 위험의 시대는 종종 사람들의 도취감을 고조시키지만, 이는 결국 위험자산 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반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자산`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는 말하지 않았으나, 전날 은행가협회 컨퍼런스에서 위성연설을 통해 "미국의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에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대다수의 주택 소유자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잠재적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한 완충 자산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아담 스미스를 인용, "경제 자원을 완전히 활용토록 해 주는 것은 경제정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의 경쟁"이라면서 1990년대말 주가거품 당시의 방관정책을 변호했다.

그는 "연준 내부에서도 주가 급등세를 불편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증시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를 상당한 경제침체를 부추길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면서 "따라서 연준은 차라리 투자붐의 기력이 소진되기를 기다리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또 "경제환경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는 시장의 풍요(exuberance)를 짓누르기가 어렵다"면서 "중앙은행이 자산가격 거품 형성을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의 유연성에 힘입어 고유가와 같은 최근 수년간 닥친 다양한 충격을 매우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만 말했을 뿐, 최근의 경제상황 및 금리정책 방향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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