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국채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12일 미국 국채 10년짜리 140억달러어치를 발행하기 위한 입찰에 무려 400억 달러가 몰려 들었다. 이날 경쟁률 2.90배는 11년만에 최고였던 지난 6월 2.93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12차례 입찰의 평균 응찰률은 2.11배에 불과했다. 국채의 인기가 얼마나 높아졌는 지를 알만하다.
점심식사를 막 끝낸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국채 입찰이 기대 이상으로 성황을 이뤘다는 소식을 듣고는 매도 주문을 더욱 서둘렀다. 국채 매수 주문이 바빠진 것도 물론이다.
국채수익률과 주가는 대체로 같은 방향을 향한다는 통념의 근거는 간단하다. 국채수익률은 경제성장률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국채 트레이드 헤드인 브라이언 에드먼드는 "시장이 경제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 국채 입찰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가 합리적이라는 사실은 세계 최대의 네트워킹 회사인 시스코에 이어 세계 최대의 서버회사이자 세계 2위의 PC메이커인 휼렛 패커드(HP)가 다시 확인해 줬다.
HP의 CEO 칼리 피오리나는 "경기가 주춤해짐에 따라 3분기말부터는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시장은 모두가 원하는 만큼 그리 뜨겁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가마저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멈추지 않으니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악재가 약세장을 만들고 약세장 심리가 다시 악재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수석 전략가인 마이클 메츠는 "약세장이 스스로 발전해 가고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하면서 "그동안 주식을 산 것이 모두 실수로 판명됨에 따라 예민해진 투자자들은 오로지 주식을 팔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바닥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판단했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겠지만, 조만간 투자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대해 내성을 얻게 될 것으로 보는 것. 메츠는 "장중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면 바닥을 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바닥이 임박했다면 이제 주식값이 오를 일만이 남았단 얘긴가? 며칠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경제매체들은 연준의 무모한 낙관론을 앞다퉈 꾸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