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뉴욕 증시가 이틀째 막판 반등에 성공하는 대역전극을 펼쳤다.다우종목 중에선 GE와 3M 등 블루칩들이 상승을 주도했고 나스닥종목 중에선 반도체주와 네트워킹은 부진했지만 인터넷주와 소프트웨어주가 분전했다.
이날 증시의 출발은 대단히 상큼했다.4월 내구재주문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등 긍정적인 지표가 발표됐기 때문이다.그러나 분위기는 곧 반전돼 장중 내내 지리한 하락장세를 연출했다.긍정적인 경제지표는 반짝 호재에 그치고 말았다.
경제지표만으로는 투자자들을 추가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프루덴셜증권의 시장 분석가인 래리 왓첼은 "테러위협이나 기업이익 회복의 불투명성 등 기존의 악재들이 그대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긍정적인 지표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단순한 지표만으로 긴 주말(내주 월요일인 27일은 휴일)동안 주식을 보유할만한 동인을 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구재 주문지수의 긍정적인 측면은 간과해선 안된다.내로프 경제연구소의 조앨 내로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모든 관심은 투자의 회복여부"라며 "4월 내구재 주문이 이처럼 늘어난 데서 기업들의 투자가 바닥을 지나서 이제 반등을 시작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앨 내로프는 "오늘 발표된 내구재 주문 지표가 금리인상 여부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연준리의 기존 관점을 바꿀 순 없겠지만 그 과정에 대한 재평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며 "8월 FOMC회의 이전에 두번의 내구재 주문 지수 발표가 더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은 이날도 전일에 이어 장 마감 한시간여를 앞두고 갑자기 상승세로 반전했다.이틀 연속 막판 반전에 성공한 것은 상당한 저력이다.향후 장세가 그다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RBC 데인 로셔증권의 로버트 딕키 투자부장은 "강세장은 보통 이렇게 찾아온다"며 시장의 일진일퇴하는 움직임을 러시아워 시간대의 고속도로에 비유했다.로버트 딕키는 "꽉막혀 움직이지 못하는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다"며 "시장도 꼭 그런식이다"고 말했다.
반면 충분한 거래량이 수반되지 못한 상승이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반등 이상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리안 벡 증권의 제이 서스킨드 투자부장은 "트레이더들이 긴 주말을 앞두고 매수 매도 포지션을 맞추기위해 막판에 대량 매수주문을 낸 것이 지수의 반등을 이끌었다"며 "그렇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거래는 따라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인 서스킨드 투자부장은 "오늘 오전 내구재 주문 같은 긍정적인 지표가 발표됐지만 선물지수의 상승은 제한적이었다"며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있어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실 증시의 주변환경은 약세장을 보였던 주초와 비교해 전혀 달라진 게 없다.테러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기업 회계와 관련된 스캔달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고 있다.증권당국의 조사와 관련된 악재도 연일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기업이익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금값은 폭등하고 있으며 달러 약세는 지속되고 있다.
S&P투자위원회는 "이제 사람들은 노년을 위한 연금을 (미국시장을 떠나)해외 펀드에 맡겨야할 지 아니면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투자해야 할 지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투자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