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의 고금리 등 대외 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낸 삼성증권마저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며 중소형사들도 혁신과 신사업을 위한 CEO 교체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여의도에서는 연임에 성공하는 CEO는 누가 될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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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1일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2018년부터 6년째 삼성증권을 이끌어온 장석훈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성삼사회공헌업무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초 증권가는 장 사장이 코로나19와 미국의 고금리 등 변화의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끌어온 만큼, ‘연임’을 기대했다. 하지만 증권가에 불어닥친 교체 바람은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와 영풍제지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등으로 리스크관리 부실이 불거진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안정적인 내부통제를 해오기도 했다.
삼성증권마저 CEO 교체를 선택하면서 증권사의 세대교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의 신임 사장 내정자인 박종문 사장 역시 1965년생으로 장 사장(1963년생)과 달리 50대다. 이미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와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1968년생,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1967년생,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1969년생이다.
KB·NH도 중징계에 수장 교체 가능성 불거져
증권가의 장수 CEO로 꼽히던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앞서 지난달 29일 금융당국은 제21차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3년간 이어진 라임·옵티머스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를 최종 확정했다. 박정림 사장과 정영채 사장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각각 ‘직무정지 3개월’과 ‘문책경고’ 조치가 확정됐다. 직무정지와 문책경고는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당시 사장)만 ‘주의적 경고’를 받으며 중징계를 면했다.
여의도에서는 전례없는 CEO 교체 칼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대형사에서는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정도가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김상태 사장의 경우, 젠투파트너스·라임펀드 관련 사적 화해에 따른 일회성 충당금을 제외하면 대체로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다. 2년 임기가 다음 달 말 끝나지만 올해부터 단일 대표를 맡은 만큼 임기가 길지 않았다. 오익근 사장은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안정적인 지도체계가 필요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 사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는 12월 중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변화가 나타날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등도 줄줄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수장을 교체하며 중소형사들도 세대교체와 조직 개편에 나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라 변화가 커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