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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작년 5월 출범 이후 줄곧 이어져 온 수출 둔화와 무역적자 문제로 고심해 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그에 따른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수출 둔화와 무역적자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각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놨다. 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변동 영향을 줄이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300조원 이상 투입하는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확정했다.
또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 신선식품, 의료기기 등 지금껏 비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품목들의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한 인정·마케팅 지원에도 나섰다. 정부는 경기 불황 등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수출 목표로 6850억달러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했던 작년(6839억달러)보다 0.2% 많은 것이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에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미국·유럽연합(EU)·중동 수출 증가에 따른 수출 지역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과 아세안 수출은 크게 줄었으나, 미국·EU·중동 수출 증가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대(對)미국 수출이다. 올 상반기 누적 대미 수출액은 550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중국 수출액(601억8000만달러)도 거의 따라잡았다.
비주력 업종이나 내수 기업이 수출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작업도 하반기 중 본격 추진한다. 산업부는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지난해 9만4000여개사였던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10만개로 늘린다는 목표로 중견기업 특화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했지만, 올 하반기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무역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일시적으로 무역수지가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
이 장관은 “7~8월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주춤할 수 있지만,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흑자 기조와 함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 흐름이 하루빨리 수출 플러스(전년대비 증가)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