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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공사 비용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먼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센트레빌프리제’가 이달 초부터 공사진행을 중단했다. 단지는 2021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올 10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공사진행률 40% 수준에서 멈췄다.
신성빌라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20년 11월 동부건설과 3.3㎡당 공사비 약 712만원에 도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동부건설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공사가 무기한 중단한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도 올해 입주를 앞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공사와 관련해 공사비 1560억원 증액을 요구하고 조합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반년 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조합 명의 통장의 사업비 인출을 막겠다는 공문을 보내고 공기 2개월 연장을 요청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 역시 공사비 협상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사업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았는데 2017년 3.3㎡ 공사비 약 448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주와 철거를 거쳐 지난해 6월 착공, 11월 분양을 목표로 했으나 아직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그 사이 오른 자재비를 반영해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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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금융·부동산·건설·원자재 시장 등의 불안정성과 맞닿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원자재와 건자잿값이 급등한데다 주택경기마저 꺾이면서 이를 감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48.70으로 2년 전인 120.22과 비교하면 23.6%, 1년 전인 2021년 11월과 비교하면 7.2% 올랐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값과 인건비가 급격하게 올라 시공사로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공사비를 더 받아내야 할 상황이지만 사업 주체인 조합은 요즘 같은 분위기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인상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등 글로벌 위기로 원자재 가격 인상 부작용이 생긴 만큼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갈등이 길어질수록 공사 중단·재개 부담, 이주비 증가 등 사업지연 비용이 커질 수 있다”며 “일부 단가를 인상하는 방안 등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고 공사갈등이 번진다면 전체적인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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