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오랫동안 소외됐던 중국 소비재주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지고 있다. 봉쇄를 고집하던 중국이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돌아선 덕에 중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화장품과 항공, 면세, 레저 관련주가 들썩이는 가운데 눌려 있던 중국발 반발 소비까지 가세한다면 예상보다 빠른 업황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 [이데일리 김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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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역당국이 지난달 27일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항공·여행 관련주는 이미 상승세다. 억눌려 있던 중국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 발표 이후 3일간 6.81% 올랐고
하나투어(039130)도 2.72%,
호텔신라(008770)는 5.19% 상승했다. 레저 및 카지노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032350)은 11.58% 오르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화장품주는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발맞춰 일찌감치 주가를 끌어 올렸다.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10.06%,
아모레퍼시픽(090430)은 5.36% 뛰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시점에 발맞춰 다시 한 번 상승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기대에 부푼 시장이나 중국의 본격적인 리오프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방역 규제 완화 속도가 빨라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는 탓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는 확산세가 잦아드는 내달에야 확인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인구 전체의 18%인 2억48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추산했다. 베이징과 쓰촨성은 절반가량이 감염됐다고 봤다.
중국 소비재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여러 섹터로 확장되고 있으나 관광객이 입국하는 시점이 되면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며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가 예전만 못해 주가가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중국 입국 항공편을 줄이고 입국자 검역 단계 수위를 높이는 등 고강도 대책에 나선 것도 이유다.
중국 소비재주는 3주가량 남은 중국 춘절(1월21일~27일)에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큰 폭의 관광객 증가가 전망되나 수억명의 대이동에 따른 대유행도 우려되는 만큼 되레 외부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진자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1월까지는 활동량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방역 규제 완화에 대한 선제적 기대감이 현실에 대한 우려로 전환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