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레드 웨이브’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백지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동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완성차와 일부 2차전지 업종 등이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미국 정책 수혜주로 꼽히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던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과 기업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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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 중간평가 성격인 미국 중간선거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8일 오전 7시)부터 전국에서 시작됐다. 한국시간 9일 오전 9시~11시께 미국 동부 지역부터 투표를 마치고 개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명 중 35명 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한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코스피 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은 전 거래일보다 27.25포인트(1.15%) 오른 2399.04에 장을 마쳤다.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약세에 원화 강세폭이 확대됐고, 기관·외국인 순매수세 짙어졌다는 평이다. 이날 개인의 ‘팔자’ 속 기관은 4405억원, 외국인은 2783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지수는 2% 가까이 뛰었다. 공화당 승리 가능성에 성장주가 강세를 보였다.
“공화당, 상·하원 장악 시 신재생에너지 등 영향권”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상원도 다수당을 차지하는 시나리오도 우세해지는 분위기다. 이 경우 현재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정책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미국 정책 수혜주로 꼽히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던 신재생에너지 등 산업과 기업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친환경 인프라 산업 관련 추가적인 정책이 승인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책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며 “공화당은 대체로 석유 등 전통 에너지 산업을 선호하고, 미국 외 국가에 대한 지원정책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는 민주당에게 가장 불리하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1월부터 개회할 미국 정부가 크게 다룰 사안은 △재정지출 및 부채한도 이슈 △세금 △국가 안보 △에너지 자립 이슈라고 짚었다.
“IRA 악영향 제한적” 전망도…공통 수혜 업종도
공화당이 승기를 잡더라도 IRA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과거의 사례, 미국의 경제 시스템, 바이든의 거부권을 고려한 판단이다. 오바마 집권 말기에 민주당은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5년간 보조금(생산세액공제, 투자세액공제)을 입법화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공화당은 5년간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연장에 대해서 반대 입법을 하지 않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원들이 본인 지역구 기업들의 로비로 일부 조항을 수정 보완할 수는 있으나, 이는 IRA의 훼손과는 거리가 먼 사항이고, 공화당 지역구에 풍력, 태양광 일자리가 더 많고, 지원 정책을 더 필요로 한다”며 “유럽연합(EU)도 미국식 IRA 를 참고로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재생에너지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당이 집권하게 되더라도 공통적으로 수혜를 받는 분야는 에너지 자립과 국가 안보로 꼽혔다. 관련 섹터는 자본재(국방, 조선, 기계)와 반도체와 일부 2차전지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