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곧바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정한 예산안”이라며 민생 배려가 부족함을 부각시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 근심은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되살리는 것을 포함해 예산안을 증액 처리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비정한 건 이 대표와 민주당”이라고 맞받으면서 이 대표가 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려고 한 것과 문재인 정부가 나랏빚을 크게 늘려 미래 세대에 빚더미를 안긴 것을 예로 들었다.
정치적 이념과 지향하는 목표가 다른 이상 여야는 얼마든지 이견을 노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라 살림의 낭비적 요소를 걸러내는 일에 정파 구분이 있어선 안 된다. 아울러 예산안 심의와 관련된 악습도 새 정부에서는 끊어내야 한다. 심의에 늑장을 부리다가 회기 막판에 가서야 부랴부랴 해치우던 구태에서 벗어나 회기 전체에 걸쳐 현미경 심의를 해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주고 받는 쪽지 예산의 구태도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