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문 로펌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동 창업을 ‘결혼’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9년 설립된 최앤리는 스타트업의 투자 계약부터 후속 관리까지 책임지는 ‘스타트업·중소기업 법무 전담 로펌’이다.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의 투자 계약 및 유상증자 자문 건수만 120건을 넘어섰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배송 서비스 업체 닥터나우와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 발란, 자동차 및 스트리트 문화를 토대로 사업을 펼치는 피치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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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첨단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가 주목받으며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벤처투자 업계가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다. 투자금을 회수할 문이 좁아지자 투자사들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보다는 시드 및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에 나선 초기 스타트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규모 있는 스타트업보다는 초기 스타트업을 주로 고객으로 두는 최앤리가 최근 들어 유독 바빠진 이유다.
최 대표는 특히 “지분 정립은 투자 유치 단계에 접어 들었을 때 그 중요성이 더 두드러진다”며 “대부분의 국내 투자사들은 공동창업자 지분율이 비슷한 것을 꺼린다. 특정 문제가 터질 시 책임질 사람이 분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은 동업계약서의 일종인 ‘주주간계약서’를 통해 실질 지분을 재정립하며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정부지원금 등을 통해 초반에 사업을 제대로 세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법률 자문부터 투자까지…종합 관리 ‘시동’
최앤리는 여타 법무법인과는 속성이 살짝 다르다. 스타트업에 법률 자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등기 대행, 직접 투자를 비롯한 후속 관리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보다는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는 액셀러레이터(AC)에 가까운 셈이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을 자문하면서 법인 등기에 대한 수요는 높으나 수 많은 장벽으로 인해 공급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법률 자문뿐 아니라 회사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단계까지 같이 전담할 경우 그 시너지가 더 높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회사는 연내 안으로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사 역할도 함께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20억 원 수준의 개인투자조합 결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따로 딜 소싱을 하지 않더라도 최앤리 고객사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